테이프 없이도 방송-영상물 녹화…똑똑해진 비디오

  • 입력 2003년 1월 7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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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테이프 대신 하드디스크에 비디오를 녹화하세요.’ 테이프를 쓰지 않는 ‘디지털 VCR’가 소비자들의 거실을 넘보기 시작했다. 수십기가바이트(GB)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고화질(HD) 디지털방송이나 DVD 타이틀을 디지털로 녹화해 볼 수 있는 디지털 개인용비디오녹화기(PVR·Personal Video Recorder)가 그것이다. 》

그동안 PVR는 기능이 생소하고 제품이 많지 않아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새해를 맞아 기능이 좋아진 신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가격도 내려 대중적인 정보가전으로서의 성공이 예상되고 있다. PVR 전문업체 디지털앤디지털의 김휘래 팀장은 “PVR는 디지털방송과 DVD 콘텐츠를 화질 손상 없이 녹화하는데도 안성맞춤”이라고 밝혔다. 조사전문기관이 2004년에는 세계적으로 8900만대의 PVR가 팔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VR는 이런 것=PVR는 테이프가 아닌 하드디스크에 정보를 기록하고 재생한다. PC처럼 영상물을 파일로 기록하고 이를 재생하는 방식이다. PVR의 외형은 기존의 VCR나 DVD플레이어를 닮았다. 하지만 내부에는 중앙처리장치(CPU)와 하드디스크를 비롯해 운영체제(OS) 및 재생소프트웨어 등을 담은 메모리칩(ROM) 등이 들어 있어 PC와 비슷하다.

PVR는 외부의 초고속인터넷망과 연결돼 최신 방송스케줄을 수시로 전송받아 예약녹화에 활용할 수 있다. 프로그램 제목이나 연예인의 이름만으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찾아 예약녹화하는 것은 물론 시리즈물은 원하는 기간만큼 녹화를 지정해 놓을 수도 있다.

▽편리한 디지털 녹화 기능=스포츠 중계를 보려고 귀가를 서둘렀는데 벌써 경기가 시작됐다면? 이러한 경우에는 PVR가 여러모로 유용하다. 미리 녹화를 예약해 두면 10분 전이나 20분 전 상황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

녹화중인 화면을 앞으로 돌려 시차를 두고 보는 추적재생기능 말고도 녹화 중 다른 녹화 파일을 찾아 감상하는 동시녹화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TV를 보다가 잠시 자리를 비워야 할 때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두면 다시 돌아와 재생버튼만을 눌러 자리를 비운 시점부터 이어 볼 수 있다.

캠코더나 DVD 등의 디지털영상을 녹화해 두면 필요할 때 앨범처럼 찾아볼 수 있다. 대여점에서 빌려온 DVD나 비디오를 고품질 영상으로 녹화해 두면 몇 번이고 볼 수 있어 편리하다. PC와 연결해 영상을 직접 편집하는 일도 가능하다.

▽어떤 제품 있나=국내 벤처기업 디지털앤디지털이 120GB의 하드디스크를 이용해 최대 120시간 분량의 영상물을 녹화하는 ‘쥬빌로’를 내놓았다.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붙여 저장용량을 늘릴 수 있고 CD레코더나 DVD레코더와도 연결해 쓸 수 있다. 가격은 80GB 제품이 80만원선.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최근 40GB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36시간 분량의 영상물을 녹화할 수 있는 DVD플레이어 겸용 제품을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신개념 PC 홈미디어센터는 이 같은 PVR 기능을 갖췄다. 이 밖에 LG전자, 현대디지털테크, 글로벌테크, 시그마컴 등도 이 분야 시장에 뛰어들어 PVR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제이씨현시스템과 디티비로는 PVR 기능의 위성셋톱박스를 개발해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PVR 수요가 늘면서 도시바 마쓰시타 파이오니아 등이 PVR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도시바는 최근 DVD레코딩 기능까지 갖춘 PVR 제품을 시판했다. 미국에서는 위성방송 수신 기능을 갖춘 리플레이TV와 티보(TiVO)사의 PVR 셋톱박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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