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게임 관전기⑨…드디어 16강에서 만났다

  • 입력 2002년 6월 14일 15시 04분


《아래 관전기는 동아닷컴이 월드컵 개최 성공기원 '난 월드컵 보러간다!' 이벤트에 당첨된 독자 투고 기사입니다. '2002 FIFA World Cup™' 게임에서 본 가상 경기와 그 경기평으로 색다른 월드컵을 즐겨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독자의 원문을 그대로 옮기다보니 오타 또는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동아닷컴]》

때는 6월 17일 15:30분

전주구장 하늘은 이날의 경기를 비장감 마저 느끼게하는 잔뜻 흐린 먹구름의 날씨고 D조에서 2승 1패의 기록으로 올라온 한국과 G조에서 2승1무의 기록으로 당당히 1위로 올라온 이탈리아와의 승부가 시작된다. 경기 휘슬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이 하늘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굵은 빗방울을 쏟아붓고 빗줄기속 선수들의 플레이를 한층 역동감있는 굵은 선으로 보여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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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가 오를때로 오른 우리 선수들, 16강이던 8강이던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자신감 속에서 경기를 한 국제경기가 또 있었을까? 붉은 악마와 홈팬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초반 맹공을 퍼붓는다. 스타팅으로 나온 윤정환. 안정환 콤비의 패널티 라인에서의 그림같은 2대1패스로 찬스를 맞은 한국팀 회심의 오른발 슛!! 그러나 볼은 세계 최고의 왼쪽 수비수 카나바로의 육탄저지에 불발이 되고 만다. 아무리 빗장수비를 잘하는 이탈리아라지만 물만난 고기같은 우리선수들의 저돌적인 파상공격과 날씨의 변화에 적응 못하는 기세가 역력하다. 볼점유율은 65:35로 우리가 압도적이다.

그러나 전반 35분 무렵 알베르티니의 패스를 받은 토티의 논스톱 센터링이 이어지고 최고의 테크니션이자 환타지 플레이어 델 피에로는 현란한 드리블로 질주해나가는데 순간 최진철의 무리한 태클로 프리킥을 얻어낸다. 우려하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반칙지역은 패널티라인과 불과 2~3미터 떨어진 위치, 델 피에로가 가장 좋아하는 위치가 아닌가?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멋진 포물선과 함께 골네트를 가르는데....

일방적인 경기에도 불구하고 선제골을 내준 우리 한국팀, 그러나 전의를 잃지않고 다시 맹공을 퍼부어 보는데 말디니와 네스타, 카나바로의 세계제일의 수비라인을 뚫기에 정교함이 떨어지고 그라운드 컨디션도 억수같이 쏟아진 비탓에 플레이를 제대로펼칠 수 없는 상황....이천수의 부상과 함께 전반전은 종료.

후반전이 우리를 구원해줄 것이란 믿음을 갖고 경기는 어느듯 시작되는데..후반 12분 무렵 이천수 대신에 들어온 황선홍의 멋진 공간 패스를 안정환의 환상적인 볼트래핑으로 잠브로타와 말디니사이를 교묘하게 뚫고 날린 슛!!!! 부폰 골기퍼의 손에 맞고 골 포스트를 스친다. 순간 전주구장의 모든 홈팬은 일제히 탄식의 한숨을 자아내고, 우리선수들 다시금 자신감을 회복한다.

미더필더에서의 혈전이 계속되고 후반 25분께는 인자기와 교체되어나온 비에리와 델 피에로의 황금콤비가 만들어내는 아찔한 골 찬스를 몇번 내주기도 하지만 김병지의 빗속 파인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초조하고 긴장된 후반말미에 홍명보의 미더필더까지 나와서 찔러준 송곳같은 종패스는 후반 조커로 나온 박지성의 움직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논스톱으로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최용수에게 전달, 오른발 슛팅한 볼은 여지없이 골대를 뒤흔들고 순간 온국민의 함성은 내리는 장대비같은 카타르시스를 맛보게해준다.

얼마나 기다렸던 골인가!!!! 한국만 만나면 왠지 움추려 들 수밖에 없는 징크스가 이번에도 이탈리아에게는 적용이 된 것일까? 파상공세를 늦추지 않았던 우리 팀은 종료직전에 토티의 중거리 오른발 슛이 골 포스트를 맞는 위기를 갖기도 했으나 잘 마무리 후반을 동점으로 끝낸다.

이제 경기는 단 한 골로 명암이 엇갈리는 연장전으로 돌입한다. 경기장은 굵은 빗방울에도 불구하고 관중들은 조금의 동요도 없이 마법에 걸리기리도 한듯 한소리로 한국을 연호하고 선수들의 이름을 합창하며 이제는 8강이라는 구호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드디어 운명의 연장전 킥오프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양팀선수들의 혼신을 다하는 플레이가 펼쳐지는데...우리팀은 체력보강을 위해서 사이드쪽을 돌파력 좋은 최성룡으로 교체 마지막 남은 카드까지 이용하게 된다. 이탈리아도 델 베키오로 델 피에로를 대신하여 회심의 고공플레이를 노려본다. 연장전 14분에 운명의 여신이 한 팀에게 손을 들어주게 되는데...

이탈리아는 매번 승부차기에서 고배를 마셔왔던 월드컵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선수들의 심리를 조급하게 만든 것이다. 측면에서 탱크같은 돌파력으로 최성룡이 높이 중앙쪽으로 차 놓은 볼은 최용수와 경합하던 중앙수비수 네스타의 어깨에 맞고 굴절되고 다시 볼은 황선홍의 달려들며 날린 헤딩슛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워낙에 높이 떤 공인지라 위력은 없었으나 당황한 이탈리아 수비진과 골기퍼의 사인이 맞지않아 말디니의 백헤딩으로 이어진 볼은 골기퍼없는 텅빈 골대속으로 아무런 저항없이 들어가게된다.

순간 경기장은 우리팀의 환희와 이탈리아 선수들의 탄식으로 시비가 교차되고 경기장은 감동의 도가니 그 자체가 되버린다. 제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팀이 떨어졌지만 우리가 해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제는 8강 아니 4강 까지도 문제 없겠죠!! 한국 화이팅!! 'We can do everything.'

작성:서원경 (id:class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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