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퓨전돌풍'…디지털 복합제품 잇단 출시

  • 입력 2001년 10월 31일 19시 09분


‘하나로는 부족하다’

가전, 화장품 등 생활필수품 시장에 ‘퓨전 바람’이 거세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기능들이 하나로 통합된 제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화하면서 상품에 대한 통념이 바뀌고 있는데다 불황을 뚫기 위한 업체들의 전략이 빚어낸 현상이다. 퓨전제품을 사면 각각의 제품을 따로 사는 것보다 15∼20% 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어떤 제품이 있나〓‘디지털 바람’이 거센 전자업계는 퓨전제품 바람의 진원지.

LG전자는 DVD플레이어와 미니 콤퍼넌트를 결합한 ‘홈씨어터 미니스타’를 최근 선보였다. 오디오에 CD기 대신 DVD플레이어가 들어간 것. 신혼부부들이 선호한다. 50만∼60만원.

LG는 이에 앞서 토스트기와 전자레인지를 합친 제품도 선보였다. 공간활용을 높이고 기존 토스터에 비해 소비전력을 30% 낮출 수 있다. 값은 고급 전자레인지 한 대 값인 22만4000원.

LG전자는 이밖에도 오디오와 CD레코더, MP3 플레이어가 결합된 ‘MP3 복합형 오디오CD리코더’를 내놓고 국내외 시장에서 파이오니어, 필립스와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적 퓨전상품은 DVD플레이어와 VCR을 결합한 ‘콤보’제품. 60만∼70만원대로 비교적 비싸지만 DVD가 욕심나면서도 아직까지 컨텐츠에서 월등한 VCR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소비자층을 파고들어 올해만 100만대를 팔 계획이다.

무선핸드PC ‘i토도’도 퓨전상품. 무선인터넷과 휴대전화 메시징서비스까지 한번에 되며 차량항법장치나 디지털카메라를 장착하면 이용폭은 더욱 확대된다. 109만원. 이밖에 휴대전화와 개인휴대단말기(PDA) 기능이 통합된 ‘애니콜 PDA’나 TV와 휴대전화기능을 합한 ‘TV폰’,프린터 오디오 라디오가 결합된 ‘복합 프린터’ 등이 있다.

대우전자도 TV를 보다가 원하는 장면을 TV 배경화면으로 저장할 수 있는 ‘앨범 TV’, 카메라가 달려 화상채팅이 가능한 ‘MMTV’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화장품업계는 로션과 메이크업 베이스가 통합되거나(태평양 마몽드) 에센스를 바르면서 각질제거까지 하는(LG생활건강 이자녹스)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업체들 전략〓LG전자는 가전제품에서 ‘디지털 복합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오재하 기술전략팀장은 “향후 가전제품은 인터넷 콘텐츠와 유무선 통신서비스 생활가전의 기능이 결합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제품 30개를 개발해 세계적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은 “워낙 다양한 제품이 나오다보니 수명이 짧아지고 상위 몇 개 업체만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며 “디지털기술을 도입한 제품의 융·복합화는 수많은 새로운 사업을 낳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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