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컴팩 코리아,"투자할 벤처기업이 마땅찮다"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52분


돈은 있는데 투자할 벤처기업이 마땅찮다.

올해 1억달러를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하기로 한 컴팩코리아가 고민에 빠졌다. 연말까지 8000만 달러를 투자할 대상을 찾아야 하는데 탄탄하고 가능성있는 벤처기업 찾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사업게획이 불투명하다=컴팩코리아의 투자를 희망한 260개 업체중 서류심사를 통과한 곳은 63개.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뷰 심사를 하고 나니 남은 곳은 15개에 불과했다. 투자심사를 맡았던 김대식(金大植)이사는 260개 업체를 심사를 하다보니 한국 벤처기업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보이더라 고 털어놨다. 무엇을 하려는지 그림 이 없다는 것이다.

▽초점이 없다=벤처기업인 A사는 몇 달씩 걸리는 게임 개발을 1주일여로 단축시킬 수 있는 훌륭한 게임 제작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컴팩코리아는 그러나 이곳에 투자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개량,판매해 이익을 내기보다는 또다른 완성 게임제작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김이사는 이 회사가 직접 완성게임을 만드는 위험했다 면서 일단계 성공을 거두고 다시 2차도전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했다 고 말했다. 김이사는 규모가 적은 벤처기업이 이것저것 사업을 벌리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다 면서 외국자본을 유치하려면 한 우물을 파야 한다 고 강조했다.

▽아이디어만으론 안된다=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배짱을 튀기는 관행도 여전했다. B사는 양해각서(MOU) 한 장 받은 것 없이 해외 정보통신(IT)관련 사업을 함께 수주하자며 2000만달러 투자를 요구했다. C사는 제품을 개발도 하기 전에 주식 액면가의 100배로 투자할 것을 요청했다. 컴팩코리아 관계자는 투자 계획을 세울 때는 자금 조달의 현실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고 지적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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