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생명체탐사계획 재도약…전세계 224만명 참여

  • 입력 2000년 8월 16일 19시 36분


이 광대한 우주에 인간은 혼자인가? 태양계 너머 우주 어딘가에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살고 있지는 않을까?

1960년 4월 미국의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는 역사적인 ‘오즈마 프로젝트’(Ozma Project)를 시작했다. 우주에서 오는 외계인의 신호를 포착하기 위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그린뱅크 근처에 지름 25m의 전파망원경을 설치한 것. 외계지적생명체탐사계획(SETI)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올해로 꼭 40주년을 맞은 이 계획에 최근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무엇보다 10개의 외계 행성 발견 소식이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특히 SETI 관계자들은 지구에서 10.5광년 떨어진 에리다누스 자리 엡실론 별을 돌고 있는 행성을 발견한 데 주목하고 있다. 이곳은 태양계의 ‘뒷마당’이라 할 만큼 가까이 있어 드레이크 박사가 처음부터 관심을 가져왔는데 ‘태양과 비슷한 별은 행성계를 갖고 있다’는 게 실제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한편 전파망원경에서 관측한 엄청난 자료를 컴퓨터로 분석하는 캘리포니아(버클리) 주립대학의 세렌딥(SERENDIP) 프로젝트도 새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전세계 누구나 인터넷(www.seti.org)을 통해 자신의 컴퓨터로 인터넷을 통해 분석작업에 동참하는 세티앳홈(SETI@Home) 운동이 활발히 전개돼 무려 224만명이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참가한 과학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인 셈이다. 이때 사용되는 프로그램은 컴퓨터가 쉬고 있는 화면보호기 상태에서 자동적으로 자료를 받아 처리해 보내기 때문에 컴퓨터 사용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

외계문명탐사연구소(SETI Institute) 역시 이달 2일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으로부터 1150만 달러를 기부받아 새로운 전파망원경 설치사업에 나섰다. 원래 연구소와 캘리포니아(버클리) 대학이 4월부터 공동으로 추진해 온 ‘1헥타르망원경’(1hT)사업이 이 기부금을 계기로 ‘앨런망원경’(ATA)으로 바뀌면서 본격화된 것이다. ATA는 지름 4m의 접시형 안테나 500∼1000개를 연결한 것으로 샌프란시스코 북동쪽 460km 지점에 있는 라센산에 설치돼 2005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겹경사를 맞은 SETI. 외계생명체탐사계획은 엉터리 프로젝트에 돈을 낭비한다는 미국 의회의 비난에 따라 93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받아온 연구비가 끊기는 등 푸대접을 받아왔지만, 이제 재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충환과학동아기자>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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