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실리콘밸리"…임대료 벅차 美IT업체들 잇따라 이사

  • 입력 2000년 8월 11일 18시 40분


하이테크 산업의 대명사격인 실리콘밸리를 떠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정보통신 업체들이 경영압박을 받으면서 경비를 줄이기 위해 속속 실리콘밸리를 떠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실리콘밸리 지역은 임대료와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최근 수년 동안 많은 벤처기업들이 실리콘밸리로 몰린 이유는 기술인력과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 그러나 인터넷기업들의 거품이 급속히 빠진데다 임대료와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이 곳을 떠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고 앞으로 떠날 기업도 많다는 것이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이다.

퍼포먼스 폴리머 테크놀로지는 새크라멘토에서 25마일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로즈빌로 45명의 직원과 함께 이사할 채비를 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컴퓨터 보드를 만드는 갈릴 모션 컨트롤 역시 새크라멘토 지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최근 이와 똑같은 결론을 내린 테크놀로지 기업이 허다하다.

갈릴사의 웨인 배런 부회장은 “임대료가 오른 데다 직원들도 더 이상 비싼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의 토지 임대비용은 새크라멘토에 비해 2.5배에 달하며 조만간 5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실정이다.

새크라멘토 지역 상업무역조직위원장인 바버라 헤이즈는 “회사를 실리콘밸리에서 새크라멘토로 옮기는 문제를 상담하러 오는 기업이 6개월 전부터 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 업체의 40%가 사업운영비의 증가와 밀집현상의 심화로 새크라멘토 등 외부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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