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터 하나로"…하나로통신 北삼천리총회사와 경협

  • 입력 2000년 8월 3일 19시 16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보통신 분야의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첫 결실을 맺었다.

초고속인터넷 기반의 시내전화회사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申允植)은 3일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이하 민경련) 산하 삼천리총회사와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신호분배기 임가공 계약’ 및 ‘바둑게임 소프트웨어 인터넷 판권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하나로통신 신윤식대표 일행은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3박4일간 평양을 방문, 공장 후보지 3곳을 돌아보고 북한측과 남북경협 방안을 논의했다.

ADSL 신호분배기 임가공 계약 체결에 따라 하나로통신은 연말까지 45만달러를 투자, 평양에 600평 규모의 ADSL 신호분배기 공장을 설립한다. 공장은 남측의 기술인력 3명과 삼천리 총회사가 채용하는 35명의 현지 생산인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ADSL 신호분배기는 대표적인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인 ADSL 선로에서 인터넷데이터와 음성데이터를 구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필수 부품으로 ADSL 가입자 증가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 삼천리총회사는 내년 1월부터 매월 신호분배기 5만개를 하나로통신측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나로통신 신대표는 “신호분배기 임가공 계약은 남한의 통신장비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이 상호 결합하는 형태”라면서 “하나로통신은 국내 생산에 비해 20% 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부품을 조달받고 삼천리총회사는 장비생산기술 획득과 기술인력 양성 기회를 갖는 윈―윈 협력체계의 성격을 띤다”고 강조했다.

하나로통신은 북한이 개발, 일본에서 개최된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한 세계정상급 인공지능 바둑게임 소프트웨어인 ‘은별바둑’에 대한 인터넷 독점판권 계약도 맺었다. 하나로통신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가입자 및 네티즌들이 이를 다운받아 바둑을 둘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마작 장기 역사 민속 건강 명승지소개 등 북한이 개발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으로 판매키로 북측과 합의했다. 하나로통신과 삼천리총회사는 또 액정화면을 통해 발신자의 전화번호가 표시되는 발신자표시 전화기(CID)를 북한에서 임가공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했으며 다음달 중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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