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술전문지 '아트뉴스' 조명…'생명공학 예술' 새 조류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14분


생명공학 예술이 등장하고 있다. DNA,MRI(자기공명 영상장치), 엑스 레이 등을 소재로 다루거나 작품 표현도구로 사용하는 미술작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미술 전문지 아트 뉴스는 최근호에서 이같은 미술의 흐름을 조명했다. 이에따르면 작가들은 DNA배열구조를 확대한 사진이라든가, 엑스 레이로 자신의 몸을 찍은 뒤 이를 이용한 설치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들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고 있다는 것.

이들은 때로 정액, 세포 핵, 염색체 등을 소재로 하기도 한다. 자신의 내장 등을 촬영한 작품도 있다. 이같은 세계를 다루기위해서 작가들은 의학자들과 손을 잡고 일하는 추세다.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게리 쉬나이더, 비디오작가 모나 하토움, 오스트리아의 설치미술가 저스틴 쿠퍼 등이 그같은 작가들이다. 쉬나이더는 뉴욕에 있는 메디칼센터에서 몇 년째 자신의 머리카락, 피, 정액 등을 이용해 자신의 유전자와 신체 세포 등을 촬영하고 있다.

이들 작가들은 신체의 내부와 신체조직의 극미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작품을 또다른 ‘유전학적 자화상’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 자화상 개념에서 중요한 변화가 일고 있다.

과거의 자화상은 주로 인간의 외모를 다루었다. 이들은 외면이 아닌 내면을 살핀다는 것이다. 이들은 내면을 살피기위해 원자와 분자의 세계까지 촬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람의 얼굴모양 등 겉모습은 세포를 다루는 극미의 세계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인간의 본모습을 이해하고 표현하기위해서는 보다 근원적인 유전자와 세포의 세계를 다루어야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세계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세포와 유전자 등 극미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또다른 아름다운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치열하게 인간의 내부를 살피면서도 그 속에 아름다운 세계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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