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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월 10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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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중개 수수료는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지만 그동안 기존 증권사들은 사실상의 담합을 통해 일괄적인 요율을 결정, 투자자들은 어느 증권사를 이용해도 똑같은 매매수수료를 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E*미래에셋증권과 E*TRADE 코리아 E*스마트증권이 조만간 본격적인 영업에나서면서 대대적인 수수료 할인정책을 펼칠 방침이어서 기존 증권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후발 사이버증권사의 공세〓인터넷으로 주식매매주문을 받는 후발 사이버증권사들은 수수료 차별화전략을 우선적으로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별한 상담없이 매매주문만 낸다면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미래에셋자산운용 자회사인 E*미래에셋증권은 파격적인 수수료 차별화 정책으로 수수료 파괴를 선도한다는 방침. 올해와 내년에 걸쳐 사이버증권 거래에 모두 1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수수료 차별화로 획일화된 수수료체계에 경쟁의 불씨를 지필 계획이다.
최현만 E*미래에셋증권 대표는 “투자상담없이 인테넷으로 주문만 낼 경우 파격적으로 낮은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투자상담이 필요하고 질높은 정보까지 원하는 고객에게는 높은 수수료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일본 소프트뱅크사와 LG투자증권이 합작한 E*TRADE 코리아도 수수료 차별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성병철이사는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투자규모와 정보제공 정도에 따라 수수료가 뚜렷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증권이 출범한 온라인 거래 전문브랜드인 ‘굿아이(goodi)’는 투자상담이 필요한지와 전화 인터넷 등 접속 여부에 따라 수수료 체계를 최저 0.13%에서 최고 0.15%까지 차별화했다. 투자상담이 필요없고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아주 저렴한 수수료로 주문을 낼 수 있다.
▽기존사도 가세〓수수료 담합행위를 일삼던 기존 증권사들도 이제 더 이상 수수료를 획일적으로 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거래량을 기준으로 고객별로 수수료 차별화를 단행한다는 내부방침을 확정한 상태. 후발 인터넷증권사들의 추격에 뒤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증권도 수수료 인하를 장기적으로 검토중이며 올해안에 투자정보 제공 차별화를 목표로 정보시스템을 풀가동하고 있다. 박문근 현대증권 기획실장은 “어치피 수수료 차별화가 대세지만 단기적으로는 정보 차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대량매매를 할 경우 고급정보를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받는 혜택은〓이에따라 사이버 증권사가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는 내달 중순부터는 투자자들이 다양한 투자정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이에 따라 고객들은 투자규모에 맞추어 증권사를 선택할 수 있게되며 신속한 매매가 가능해진다.
<최영해기자> 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