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나눔 네트워크]자원봉사… 생필품 나누기

  • 입력 2005년 1월 26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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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면 정이 새록새록”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사는 주부 홍명숙 씨와 두 딸이 26일 시흥1동에 사는 시각장애인 이모 씨의 집을 찾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03년 10월부터 매달 두 번씩 이 씨의 집을 찾아 집안일을 도와주며 말벗이 돼주는 홍 씨 가족은 “나눔을 통해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나누면 정이 새록새록”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사는 주부 홍명숙 씨와 두 딸이 26일 시흥1동에 사는 시각장애인 이모 씨의 집을 찾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03년 10월부터 매달 두 번씩 이 씨의 집을 찾아 집안일을 도와주며 말벗이 돼주는 홍 씨 가족은 “나눔을 통해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2005년 연중 펼쳐질 ‘행복나눔 네트워크’ 캠페인은 다양한 형태의 봉사 네트워크를 구축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나눔의 문화를 가꿔 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크게 △가족자원봉사 △푸드마켓과 같은 나눔의 인프라 구축 △동호회 자원봉사 등의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서울시와 서울복지재단은 우선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서울사랑 나누미’ 운동을 전개한다. 다음 달부터 ‘가족자원봉사단’을 모집해 봉사교육을 하고 알맞은 봉사활동을 소개해 줄 예정이다.

또 2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을 ‘가족자원봉사의 날’로 정해 가족봉사 문화의 확산을 꾀할 예정이다.

일단은 서울을 중심으로 시작하지만 상반기에 이를 전국 단위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 사회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자원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2004년 현재 약 150만 명(행정자치부 집계)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지만 가족자원봉사는 이제 겨우 싹이 트는 단계로 일부 자치구와 사회복지단체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가족자원봉사는 가족이 함께 참여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일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 달에 하루 정도 가까운 시군구의 자원봉사센터를 찾아가 문의하거나 집 근처의 양로원, 장애인시설, 공원 등을 찾아가 스스로 봉사할 일을 찾아도 좋다.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는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하면서 보호받지 못한 채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는 어린이와 장애인, 노인이 많다”며 “이들을 보호하는 자발적인 연대로서 지역사회에 가족봉사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눔의 인프라 구축=‘행복나눔’ 캠페인은 현재 서울에 2곳밖에 없는 푸드마켓을 확대 설치해 기부문화 인프라의 중심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에 푸드마켓을 설치하고 경기도 등이 시범실시 중인 팜뱅크(남는 약을 기부 받아 나눠 주는 곳) 운동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푸드마켓은 기업체 등에서 식료품과 생필품을 기탁 받아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장소다. 현재 서울 도봉구 창동과 양천구 신정동 해누리마켓 등 2곳이 운영되고 있다.

각 자치구에 거주하는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저소득층 주민들은 저소득층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음식물을 가져갈 수 있다.

창동 푸드마켓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 오전 9시∼오후 1시(02-907-1377), 해누리마켓은 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 운영된다(02-2062-1377).

▽동호회 자원봉사=전국 곳곳의 그늘진 곳에서 봉사활동 중인 각종 동호회의 활동 사례를 발굴해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동호회 중심의 나눔 문화 확산을 꾀할 방침이다.

또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동호회들의 신청을 받아 봉사 요령을 가르쳐 주고 봉사 대상을 소개해 주는 등 교육 기능도 수행할 예정.

봉사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인이나 가족, 단체는 서울복지재단(02-738-3181)으로 문의하면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서울시자원봉사센터(02-3707-8326∼8)나 서울 YWCA(02-3705-6000)에서도 수도권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밖에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홈페이지(www.vms.or.kr)에 회원등록을 하면 장애아 가정이나 외로운 노인과 연결해 준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홍명숙-박태욱씨 가족봉사▼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사는 주부 홍명숙 씨(43)는 두 딸 조용민(18·동일여고1), 용은 양(14·문백초6)과 함께 한 달에 두 번씩 시흥1동의 한 임대아파트를 찾아 시각장애인 이모 씨(46)에게 반찬과 간식을 전달하고 대화를 나눈다.

이들은 서로를 ‘삼촌’ ‘누이’라 부른다. 빨래를 정리해 주고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정말 한가족 같은 분위기다.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2003년 10월부터 인연을 맺으면서 정이 들었기 때문.

이 씨는 “비록 세상은 보이지 않지만 이런 이웃을 곁에 두고 있어 외롭지 않다”며 활짝 웃었다.

홍 씨는 “가족이 함께 봉사하면서 오히려 우리가 얻는 게 더 많다”며 “내 주변의 이웃과 무언가를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용민, 용은 양은 “평소에 회초리를 드는 무서운 엄마에게 이렇게 따뜻한 면모가 있는 줄은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알게 됐다”고 귀띔했다.

홍 씨는 이달 초 다른 가족들과 연합해 ‘비타민’이라는 가족봉사모임도 만들었다. 참여 인원은 30명. 경기 안양시의 주말농장에서 고추 열무 등을 재배해 수도권의 독거노인과 장애인에게 나눠 주고 집수리까지 해 줄 예정이다.

서울시건설안전본부 설비부 박태욱 씨(45)도 지난해 말부터 딸 선아 양(14·경기 고양시 일산구 발산중 1)과 함께 가족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01년부터 매달 한 번씩 경기 광주시의 중증 장애아동시설인 ‘한사랑마을’에서 장애아의 식사 보조와 청소 등을 돕는 자원봉사를 해 왔는데 여기에 딸을 동참시키니까 봉사의 즐거움은 물론 대화가 늘었어요. 부녀간에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 거죠.”

평소 야근이 잦았던 아빠와 과외 등으로 늦게 귀가하던 딸이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는 것.

가족봉사 프로그램 현황
담당 기관프로그램장소모집인원일시연락처(02)
서울복지재단‘서울사랑 나누미’ 가족 봉사단 모집프로그램별로 달라짐약 30가족상시 모집738-3181
서울시자원봉사센터농촌체험 가족자원봉사 수도권 인근농촌약 30가족3월 중3707-8326∼8
서울YWCA서울YWCA 가족자원봉사단(문화공연 및 소외계층 나들이 지원 활동 등)복지시설,서울 고궁 등근교45가족5월 중 3705-6000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자원봉사 (독거노인, 장애아 돕기)독거노인, 장애아 가정 등제한 없음수시713-2553(홈페이지www.vms.or.kr)
양천구자원봉사센터가족자원봉사 겨울캠프(중증 장애아동들의 식사, 산책, 목욕 돕기 등)인천 영락요양원학부모 20명, 학생20명1월 28일(오전 9시∼오후 6시)2642-4751∼2
동작자원봉사은행독거노인 가정도우미, 병원방문 보조 등독거노인가정20가족수시824-0019
자료:서울복지재단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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