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주일의 키워드]병역비리는 ‘공공의 적’

‘중독된 팬’들이 생겨날 조짐을 보이는 드라마 ‘아일랜드’-동아일보 자료사진

한국 네티즌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몇 개의 주제가 있다. 하나는 독도, 동해 표기, 고구려사 문제 같은 ‘역사적 왜곡’과 관련된 주제이고, 또 하나가 이번 주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한 ‘병역’ 문제이다.

병역 문제는 인터넷에서 다양한 주제로 변주된다. 때로는 남녀평등 문제와 결합돼 논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 유력인사와 연예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이번엔 프로야구선수들의 병역기피 이슈를 계기로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네티즌들에게는 튼튼하다 못해 ‘프로’야구를 하는 ‘운동선수’들이 병역을 기피했다는 소식이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네티즌들 중에서는 “활동기간이 짧은 선수들에게는 단순한 병역기피가 아니라 일종의 생존투쟁에 가까운 행동”이라는 옹호론을 펴는 이도 있었다.

한편 1승 15패 1세이브라는 ‘프로’답지 않은 전적을 지닌 왕년의 프로야구선수 ‘감사용’도 4위에 올랐다. 승리만이 최상의 가치인 ‘프로’의 세계에서 열정과 의지라는 또 다른 가치를 보여준 그를 재조명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이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로 마니아 팬 층을 보유한 방송작가 인정옥의 새로운 드라마 ‘아일랜드’도 주목받고 있다. ‘아일랜드’ 공식카페에는 벌써 2만7000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었고, 개설된 지 2년이 넘은 ‘네 멋대로 해라’ 카페에도 아일랜드 방영 이후 신규가입자가 늘어나고 있을 정도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벌써 “내가 불쌍해서 좋나요? 좋아서 불쌍하나요?”라는 이나영의 대사가 회자되고 “이 드라마 보면서 내내 가슴이 아리고 답답했다. 중독성이 아주 강할 것 같다”고 토로하는 네티즌도 생겨나고 있다.

검색순위 Top 10
순위	검색어
1	병역비리
2	아일랜드
3	국가보안법
4	감사용
5	운동회
6	정소영
7	아식스
8	BC카드
9	스칼렛 조핸슨
10	스태그플래이션

3위에는 ‘국가보안법’이 올랐다. 정치권에서 국가보안법 존폐 여부가 다시 불붙자 네티즌들도 논쟁에 가세하고 있는 것. 너무 오래된 문제이고 ‘폐지’론이 그간 대세였던 탓에 인터넷 논쟁에선 ‘존속’을 주장하는 보수적 성향의 네티즌들이 더 목소리를 높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을의 축제 ‘운동회’는 5위. 드라마 ‘매직’에서 만인의 연인 강동원과 키스신을 연기한 ‘정소영’이 6위를 차지했다.

아테네 올림픽을 계기로 이미지를 쇄신한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가 7위. 아식스의 ‘오니츠카 타이거’라는 신발은 최근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신발 중 하나다. 8위는 이마트와의 분쟁으로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BC카드’, 9위는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샛별 ‘스칼렛 조핸슨’이 차지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는 오르는 상황을 지칭하는 ‘스태그플래이션’도 네티즌들이 많이 찾는 키워드였다.

조희제 다음검색 분석실장 ouyaa@daum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