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꾸준한 저축이 최고 재테크?

  • 입력 2004년 7월 14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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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와 관련된 세 가지 퀴즈.

1억원의 목돈을 만들기 위해 매월 150만원을 돼지저금통에 꼬박꼬박 채우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1억원을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정답은 5년 7개월. 이자나 수익이 한 푼도 없기 때문에 1억원을 150만원으로 나누면 간단히 구할 수 있다.

이번에는 가장 일반적인 목돈마련 형태인 은행의 정기적금을 이용한다고 치자. 현재 금리 수준을 반영해 연 5%의 금리의 적금상품에 매달 150만원을 넣는 조건이다. 1억원의 목돈을 손에 쥐기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모 시중은행의 전산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얻은 결과는 4년 11개월. 이자 없이 돼지저금통에 저축하는 방법보다 8개월이 단축되는 셈이다.

수익률을 좀더 올려보자. 더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주식투자 상품에 매월 150만원을 적립하는 방법이다. 이때 실제 수익은 투자결과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국내 평균 주가상승률을 감안해 연 9%(복리)의 수익률을 얻는다고 가정해보자.

은행 예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거의 두 배에 이르고 이자 계산 방법도 전달 이자가 이번 달 원금에 포함돼 이자가 발생하는 복리인 만큼 상당 기간이 단축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1억원을 쌓는 데 걸리는 기간은 ‘실망스럽게도’ 4년 7개월.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불과 4개월 남짓 당겨질 뿐이다.

게다가 주식투자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원금 손실 위험도 고스란히 본인이 떠안아야 한다.

결국 목돈을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은 높은 수익률이 아니라 자신이 얼마만큼의 돈을 저축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재테크라는 단어는 이제 누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일상어가 됐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재테크를 마치 떼돈을 벌 수 있는 신기한 기술쯤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평소 얼마나 알뜰하게 절약하면서 꾸준히 그리고 많이 저축하느냐가 목돈 마련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잊고 지내는 것 같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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