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사람]한라건설 김홍두사장

  • 입력 2003년 8월 3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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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건설 김홍두(金洪斗·사진)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 떠오른 단어는 ‘허허실실(虛虛實實)’이었다.

둥글둥글한 얼굴 생김새와 얼굴 가득히 퍼지는 웃음, 부드러운 말투, 부하 직원에게 존댓말을 쓰며 지시하는 모습에서 부드러운 품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내(社內)에서 통하는 김 사장의 별명은 ‘부처님’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강인한 의지력으로 뭉쳐 있었다.

197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올 6월 한라건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까지 오른 비결에 대해 김 사장은 “변함없는 초발심(初發心), 뜻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년 반 전 폐암으로 부친이 작고하자 하루 세 갑씩 피우던 담배를 단번에 끊은 것도 그의 ‘독한 부분’을 보여준다.

CEO에 오르면서 그는 2010년까지 한라건설을 국내 10대 우량 건설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0대 건설사란 매출만 따지는 외형적인 의미가 아니라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신용등급 등 모든 경영평가요소를 포함한 의미다.

건설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03년도 건설시공능력평가에서 38위에 랭크된 기업으로선 단순한 구호로 들릴 수도 있다. 이 부분을 물어보자 김 사장은 “자신 있다”며 20여분 이상 실천방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가운데에는 ‘윤리경영’ ‘투명경영’ ‘인재경영’ ‘언로(言路)의 활성화’ 등이 들어있다.

15년간 무(無)분규로 노사협상을 타결지어온 노사간 상호 신뢰의 분위기도 목표 달성을 자신하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한라건설 노조는 외환위기 당시 노조가 중심이 돼 인력구조조정을 진행했을 정도로 애사심이 강하다.

한라건설이 2010년 프로젝트의 첫 단추로 올해 세운 목표는 매출 6000억원, 수주 9300여억 원 달성이다. 상반기 수주액이 5400여억원으로 실적이 목표를 넘어섰다.

솔선수범과 열정을 CEO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는 김 사장이 이끌어나갈 한라건설이 어떤 길을 걸어갈지 주목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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