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꽃미남’ 세단 2003년형 뉴링컨 LS

  • 입력 2003년 4월 7일 22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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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미국의 대표적 고급차 브랜드인 링컨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유럽차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링컨은 당시 새로운 상류층으로 떠오른 ‘보보스(보헤미안의 자유로움과 부르주아의 넉넉함을 동시에 가진 젊은 전문직 종사자 및 사업가들)’를 흡수하기엔 ‘높으신 분들의 차’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또 BMW 3, 5시리즈나 벤츠 C, E클래스와 같이 최상급 차종(7시리즈, S클래스)을 받쳐주는 젊은 스포츠세단이 없었다.

99년 발표된 링컨 LS는 이런 링컨의 취약점을 훌륭히 메워 준 스포츠세단이었다. 당시 이 차 구매자 중 70%가 과거 링컨 브랜드를 사 본 적이 없는 신규 고객이었다.

링컨의 고지식한 성능 제일주의에 유럽차의 세련된 옷을 입혔으니 ‘장동건의 얼굴을 가진 이승엽’이라고 할까?

4년 만에 부분변경된 2003년형 뉴링컨 LS는 이전 모델에 대해 500군데를 대상으로 개선작업을 실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외부디자인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보닛과 일체를 이룬 라디에이터 그릴과 2중 구조의 헤드램프는 여전했다. 낮은 보닛에서 높은 트렁크 쪽으로 흐르는 차체 라인은 같은 섀시를 사용하는 영국 재규어(두 브랜드는 같은 포드그룹 산하) 뉴S타입의 화려함을 그대로 옮겨왔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대형차는 이래야 한다’는 모범답안을 보여준다. 스위치 하나로 제동 및 가속 페달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사이드 브레이크는 작은 스위치 모양으로 바꿨다. 운전석은 사람이 타고 내릴 때마다 저절로 앞뒤로 움직여 승하차가 매우 편했다. 메탈과 나무색상을 조화시켜 그동안 ‘차종에 비해 고급스러움이 덜하다’는 평가도 씻어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나서자마자 심술을 부리듯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아봤다.

동급 최대마력(235마력)을 자랑하기엔 순간 가속력이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이후 속도계 바늘이 올라가는 빠르기는 뒷바퀴굴림 스포츠세단의 능력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서울 서초구 양재동 일대를 달리며 창문을 닫자 일본차 수준의 정숙도가 느껴졌다. 이전 모델보다 현가 장치도 많이 부드러워졌다.(아직 국내소비자들이 느끼기엔 약간 딱딱할 듯하다)주차한 뒤 설명서를 보니 동급 수입차보다 1000만∼2000만원이나 싼 6350만원이 판매가로 적혀 있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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