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켐보이, 웃옷 벗고 엉덩이춤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일 2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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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3000m 장애물은 400m 트랙을 7바퀴반 도는 동안 28개의 허들과 7개의 물웅덩이를 건너야 한다. 그의 인생 역시 마치 험한 산과 깊은 강을 건너 듯 역경을 뚫고 세계 정상까지 올라섰다. 중장거리 육상 강국 케냐의 에제키엘 켐보이(29·케냐) 애기다.

켐보이는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3000m 장애물 결선에서 8분14초85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2009년 베를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에 성공했다. 머리카락을 윗부분만 살짝 남겨두고 나머지를 빡빡 민 독특한 헤어스타일의 켐보이는 우승 후 웃옷을 벗은 채 화려한 춤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엉덩이 댄스로 환호를 받은 켐보이는 "친절하고 호의를 베풀어준 대구 시민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며 웃었다.

18세 때 뒤늦게 운동을 시작한 켐보이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을 땄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2003, 2005, 2007년 3회 연속 준우승의 비운을 누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7위로 추락했다.

제시 윌리엄스(미국)는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자신의 키(183cm)보다 52cm나 높은 2.35m를 1차 시기에 넘어 같은 높이를 기록한 알렉세이 드미트리크(러시아)를 시기 차에서 앞섰다. 윌리엄스는 2005년 헬싱키 대회와 2007년 오사카 대회에 출전했지만 결선에조차 오르지 못한 부진을 씻었다.

미국은 여자 1500m(제니퍼 심프슨)와 여자 400m 허들(라신다 디머스)에서 금메달을 추가해 이날만 금메달 3개로 육상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여자 200m 준결선에서는 미국의 간판스타 카멀리타 지터가 22초47을 끊어 2위로 결선에 합류했다. 여자 100m 챔피언 지터는 2일 오후 8시 55분 열리는 200m 결선에서 대회 첫 2관왕을 노린다. 이 종목 4연패에 도전하는 앨리슨 필릭스(미국),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자메이카) 등도 결선에 진출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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