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일광그룹, 교회 통해 軍장비 중개료 세탁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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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發 사정 드라이브]
체포된 계열사 솔브레인 임원은… 이규태가 장로인 교회 목사 동생
합수단, 李회장 사기혐의 구속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 사업 중개 과정에서 국방비 500여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65)이 자신이 다니는 교회를 돈세탁 창구로 활용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 회장이 장로를 맡고 있는 서울의 한 교회와 일광그룹 계열사의 핵심 관계자들을 체포해 본격적인 자금 추적에 나섰다. 합수단은 전날 체포한 일광그룹 계열사 솔브레인의 임원 조모 씨(49)를 상대로 EWTS 중개 과정과 중개료 수수 과정을 조사 중이다. 조 씨는 이 회장이 시무장로 겸 건축위원장으로 있는 서울의 한 교회 담임목사의 동생이다.

조 씨는 솔브레인이 터키 하벨산의 EWTS 연구개발 용역을 재하청받는 과정에서 비용을 부풀린 혐의(사기)로 체포됐지만 이 회장과 하벨산 간 중개 과정 전반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11월 이 회장이 하벨산 한국지사장인 K 씨(43·터키인)에게 로비 자금을 건넬 땐 직접 양측 간 의견 조율 창구 역할도 했다.

합수단은 이번 EWTS 관련 비리에서도 표면적으로는 방위사업청과 하벨산이 직접 계약을 맺었지만 이 회장 측이 중간에서 거액의 중개료를 챙기는 과정에서 교회를 자금 세탁 창구로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11일 이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장부와 무기 거래 관련 서류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 회장이 다니는 교회를 포함해 이 회장의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2004∼2006년 제2차 불곰사업(러시아에 준 차관을 무기로 돌려받는 사업) 중개료 73억5200만 원을 세탁할 때도 이 교회를 활용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이 회장은 구속 기소됐고, 당시 법원은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합수단은 이날 이 회장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합수단은 이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회장 측은 “계약금은 방사청 등 군 관계자들이 주도적으로 정했고,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지만 연구개발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신나리 기자
#일광그룹#교회#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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