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테러범 브레이비크 교류했다던 ‘템플기사단’ 실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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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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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英 창립멤버와 인터뷰… “테러범 모르며 ‘멘토’ 안했다”

템플기사단 문장
템플기사단 문장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자신이 ‘템플기사단’이란 우익단체와 교류해왔다고 주장하며 법정에서 “템플기사단의 옷을 입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범행 직전 인터넷에 올린 1467쪽짜리 문서 첫 페이지에 템플기사단의 상징인 ‘붉은 십자가’를 그려놓으며 자신을 ‘템플기사단의 기사’라고 자처했다.

템플기사단은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 등장해 낯익은 이름이다. 그런데 실제로 템플기사단이란 이름의 조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폴 레이(35)라는 이름의 영국인은 인터뷰에서 “현재 나는 ‘사자왕’이라는 반(反)무슬림 블로그를 쓰고 있으며 템플기사단의 창립 멤버 중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사자왕은 12세기 중세 십자군전쟁을 이끌었던 영국의 왕 리처드 1세를 뜻한다. 브레이비크는 “새로운 우익단체가 2002년 런던에서 결성됐으며 그때 ‘리처드’라는 사람이 나의 멘토 역할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말한 ‘리처드’는 ‘사자왕 리처드’로 불리는 레이 씨를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레이 씨는 “나는 브레이비크라는 사람을 알지 못하며 그의 멘토가 된 적도 없었다. 이번 테러와 템플기사단은 관련이 없으며 이를 (수사당국이 요청한다면) 밝힐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비록 이슬람이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는 무슬림에 대한 시각은 브레이비크와 상당 부분 일치하지만 그가 저지른 테러 행위는 비난한다”며 “(이번 테러는) 인간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자가 저지른 끔찍한 범죄”라고 말했다.

레이 씨는 템플기사단은 ‘믿음’과 ‘아이디어’로 얽힌 아주 느슨한 단체라고 밝혔다. 그는 2년 전 인종 증오를 부추긴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다. 지금은 영국을 떠나 몰타에 살고 있다.

원래 템플기사단은 1119년 예루살렘 순례여행을 떠나는 유럽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인 기사들을 중심으로 창설됐다. 이후 로마교황청의 공인을 받으며 세력을 키웠고 1314년 해산될 때까지 십자군전쟁 등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는 템플기사단이 성배 수호자로 등장한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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