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이상 ‘장기 백수’ 비율 14년만에 최대

  • 동아일보

작년 실업자 101만명중 13.1% 차지… 15~29세 청년층 고용 위축 심각

 지난해 6개월 이상 직업을 못 구한 이른바 ‘장기 실업자’의 비율이 2002년 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실업자가 전체 실업자의 10%에 육박했다. 구직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인 경제활동인구는 13만3000명으로 전체 실업자(101만2000명)의 13.1%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13.8%)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들의 평균 구직 기간은 7.9개월로 조사됐다. 실업자 10명 중 1명꼴로 8개월 가까이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셈이다. 2014년 7.5%였던 장기 실업자 비율은 2년 만에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입사원서를 내는 등 구직활동을 해야만 실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제 장기 실업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단 한 번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실업자는 전체 실업자의 9.4%인 9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청년층(15∼29세)이 8만4000명(88.4%)에 달했다. 취업 경험이 전무(全無)한 청년층은 2014년 5만6000명(87.5%)이었다. 2년 만에 2만8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며 청년층 고용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청년층은 더욱 적극적으로 취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은 27만3000명으로 2008년(24만9000명) 이후 가장 적었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추가로 진행되면 일자리를 얻기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장기 실업자에 대한 면담, 직업 훈련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으로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장기 백수#취업#실업자#청년#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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