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가 추천한 김희옥 “수단-방법 안가리고 혁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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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청산’ 과제 안은 與 구원투수

“새누리 혁신 힘 보탤것”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왼쪽)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국민 눈높이 맞는 정당으로 혁신하기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 오른쪽은 정진석 원내대표.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새누리 혁신 힘 보탤것”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왼쪽)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국민 눈높이 맞는 정당으로 혁신하기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 오른쪽은 정진석 원내대표.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이 26일 새누리당의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되자 당내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평생을 법조인으로 살아온 김 내정자가 철저하게 국민 눈높이에서 강도 높은 쇄신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이 나오는 반면 정치권과 거리가 멀었던 김 내정자가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의 깊은 갈등을 제대로 청산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부정론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김 내정자는 경북고, 동국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시(18회)를 거쳐 1978년부터 2005년까지 28년 동안 검사로 재직했다.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차관을 지낸 뒤 2006년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됐다. 이어 동국대 총장,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법무법인 해송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김 내정자는 친박계 김선동 의원이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24일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과의 ‘3인 회동’에서 김 내정자가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함께한 뒤 혁신비대위원장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김 내정자는 26일 오후까지 고민하다 정 원내대표에게 수락 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서 김 내정자(경북 청도군 출신)가 최 의원과 동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최 의원 측은 “최 의원은 경북 경산시 출신”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파 청산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았다. 그는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가 통합, 사회 통합과 정당 구성원 사이의 화합을 위해 인적, 제도적, 물적인 모든 면에서 강하고 획기적인 쇄신 방안을 마련해 실현해야 한다”며 “퇴행적인 관행이 있었다면 과감하게 깨뜨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비대위원 인선에 대해선 “정식 임명되면 전면적으로 새로 검토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기존 비대위원 10명을 모두 교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4·13총선 참패 원인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당내 상황을 잘 몰라 짧은 기간에 강력한 쇄신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빠른 시일 내에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다음 주 초 전국위원회를 열어 혁신비대위원장 임명을 의결할 계획이다. 앞서 친박계의 조직적인 보이콧으로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인이 부결됐던 해프닝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 계파의 좌장이 참석한 3인 회동에서 암묵적 합의를 이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 3인 회동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와 김 내정자가 계파 간 이해관계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최다선(8선)인 서청원 의원은 이날 “(당내) 추인을 받아야 하는데 (3인 회동의) 절차와 과정이 아쉽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혁신비대위원장이 내정되면서 당 정비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20대 국회가 개원하는 30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김 내정자 선임 등 현안을 논의한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이날 정책위 산하 4개 민생 관련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20대 국회 ‘1호 발의 법안’을 정했다. 정책위는 규제개혁특별법, 규제프리존법 제정안 등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개 법안을 개원 즉시 발의하기로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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