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시중 파이시티 금품수수 파문]MB 시장 퇴임 50일前 파이시티 시설변경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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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에 거대 상업시설 허용
곽승준은 당시 도시계획위원

청와대 ‘흐림’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깊은 침묵에 빠졌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바라본 청와대는 짙은 비안개에 싸여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청와대 ‘흐림’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깊은 침묵에 빠졌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바라본 청와대는 짙은 비안개에 싸여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정권 실세의 검찰 조사를 불러온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파이시티’ 조성 사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세부시설 변경 결정이 이명박 대통령(MB)의 서울시장 퇴임 50일 전에 확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화물자동차 정류장으로밖에 쓰지 못하던 곳에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허용해주며 사업성을 높여주는 결정을 내려준 것. 특히 당시 도시계획위원으로 현 정부 실세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참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25일 확인돼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만 가고 있다.

서울시는 2005년 10, 11월 두 차례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거쳐 이곳에 상업시설을 포함시키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후 MB 퇴임 직전인 2006년 5월 관련 내용을 고시해 최종 확정했다. 시는 당시 2005년 도시계획위원회 자문회의에서 상업시설을 포함시켜 준 내용을 특혜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시 관계자는 “당시 유통업무설비 세부시설변경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결재만으로 승인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며 “오히려 당시 담당자가 위원회에 자문하기 위해 안건을 올린 것이라 절차 자체를 늦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 주장대로 법적으로는 경미한 사안일지라도 시가 복합 개발을 허용해주며 생기는 파급력을 몰랐을 리 없고 당시 일부 위원이 “중요 사항의 변경이라 심도 있게 심의해야 한다”며 반발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특혜 논란은 사그라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본보는 곽 위원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5일 “당시 외부의 정치적 힘에 의해 이뤄진 일로 보인다”며 “서울시가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李대통령#최시중#파이시티 금품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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