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명문 대학교인 바우만 모스크바 국립 공과대학교 내에 서방 국가를 겨냥한 정예 해커 양성 학과가 존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 시간) 가디언, 더 인사이더 등 매체는 국제 언론인 컨소시엄과 공동 입수한 2000여 건의 기밀 자료를 바탕으로 이곳의 운영 실태를 상세히 보도하며 ‘스파이를 위한 호그와트’라고 명명했다. 입수한 자료에는 강의 계획서, 시험 기록, 교직원 계약서, 개별 졸업생의 경력 배치 내역 등 세부 내용이 포함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비밀 학과는 바우만 공대 내에서 제4학부 혹은 특수 교육 부서로만 알려져있다. 표면적으로는 국방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곳으로 위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러시아 군사정보국(GRU)에서 활동할 정보 요원을 양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주장이다.
GRU는 학생 모집 및 평가 과정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소속 요원들이 직접 시험을 치르고, 후보자를 승인하며, 배치 과정을 감독한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해당 학부의 책임자 키릴 스투파코프 중령은 GRU의 핵심 부대 중 하나인 45807 부대 소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곳의 교육과정은 일반적인 학교와는 달랐다. 전화 도청이나 지향성 마이크를 이용해 맞은편 건물 대화를 엿듣는 다양한 방법, 역감시와 도청 장치 및 기타 도청 기기를 탐지하는 방법 등이 커리큘럼이다. 또 다른 과목에서는 피싱, 서버 취약점 이용, 디도스, 그리고 트로이 목마를 포함한 현대 해킹 기술을 배운다.
해킹 외 정보전을 치르는 방법도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는데, 학생들은 선전·선동·허위 영상 제작이나 심리 조작 메커니즘 방법을 이수한다. 또 다른 강의에서는 CIA, FBI, NSA의 업무 방식과 미국 육군이 사용하는 야전 장비에 대한 내용을 가르치기도 한다.
이 같은 커리큘럼을 이수한 학생 중 일부는 실제 GRU 부대로 배치됐다. 한 학생은 GRU 소속 해커 그룹 ‘샌드웜’(Sandworm, 74455 부대)으로 발령 받았는데, 샌드웜은 2018년 한국 평창 동계올림픽 해킹 사건의 배후로 지목 받기도 했다.
이 곳에 붙은 ‘호그와트’라는 별칭은 단순히 시설의 폐쇄성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마법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정보전을 벌이는 요원을 조직적으로 키워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가디언 등은 지난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학교를 방문해 “여러분은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격려한 내용을 함께 전했다. 물론 방문 당시 제4학부나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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