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주 휴전’ 하루 남기고 연장 발표
“이란 정부 분열…통일된 제안 가져오라”
이란 1차 협상대표 칼리바프측, 즉각 반박
“해상봉쇄 지속, 군사적 공격 다를바 없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가운데)이 미국과의 회담을 위해 10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해 영접인사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이슬라마바드=신화/뉴시스
모하마드 바케르 칼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측이 2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휴전 연장 발표에 대해 “휴전 연장은 분명히 기습 공격을 위한 시간을 버는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반관영 매체는 또 “이란은 휴전 연장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측 1차 협상단 대표였던 칼리바프 의장의 고문인 마흐디 모하마디는 X를 통해 “이란이 주도권을 잡을 때가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휴전 연장의 실질적인 의미는 거의 없다”며 “미국의 해상 봉쇄 지속은 사실상 군사적 공격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이란은 군사적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타스님 통신도 미국의 해상 봉쇄 지속을 두고 “적대 행위의 지속을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타스님 통신은 “봉쇄가 지속되는 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무력으로 봉쇄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합의한 ‘2주 휴전’ 종료 시한인 22일 저녁(미 동부 시간·한국 시간 23일 오전)을 하루 앞두고 휴전 기간을 연장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요청’을 명분으로 앞세워 이란이 통일된 종전 제안을 가져올 때까지 공격을 멈추는 대신, 호르무즈 해협 역(逆)봉쇄는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정부가 심각하게 분열됐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과 셰바즈 샤리프 총리로부터 이란 지도부와 대표들이 통일된 제안을 내놓을 때까지 공격을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측에서 제안을 제출하고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 이후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끌던 JD 밴스 부통령도 파키스탄 방문을 무기한 연기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방문 일정을 무기한 취소했으며 추후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과 2차 협상이 무산되면서 종전 협상 자체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쟁을 종식시킬 영구적인 합의로 가는 길이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명확한 ‘최후 통첩 시한’을 제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협상이 타결 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무기한 휴전 연장’ 선언을 한 셈인데, 어정쩡한 상태로 휴전이 살얼음판 위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험 부담이 큰 양국의 치킨 게임이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준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WSJ는 “이란의 새 지도부는 2만 회가 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국가 재건을 위한 제재 완화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경제적 고통을 견뎌내고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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