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못한 국민에 배상 가능성?… 최대 200만원 판결 전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7일 14시 54분


5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2투표소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 조치한 뒤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송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5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2투표소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 조치한 뒤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송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송파구 등 전국 투표소 50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과거 법원은 공무원 실수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에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까지 국가가 배상하도록 판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0단독 박재민 판사는 지난해 5월 담당 공무원의 실수로 2020년 제21대 총선, 2022년 제20대 대선과 제8회 지방선거에서 투표하지 못한 허모 씨에 대해 “국가가 각 선거당 200만 원씩 총 6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허 씨는 2009년 5월 수형 생활을 마쳤지만 수원지검 공무원의 실수로 수형인 명부에서 이름이 삭제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선거권이 회복되지 않았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1년 이상 징역형을 받은 수형자는 선거권이 박탈된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허 씨가 2024년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이에 대해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배상액에 수긍하지 못한 허 씨가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대전지법 민사합의3부(부장판사 송인혁)는 2015년 수형인 명부에 죄목이 잘못 적혀 교육감 선거에서 투표하지 못한 장모 씨 부녀에 각각 2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014년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제6회 지방선거 당시 오후 6시 전에 도착했는데도 공무원의 실수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에 대해 국가가 3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데, 배상이 인정된 판결의 경우 공무원의 직무 집행상 과실이 인정된 것이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준비, 예비용 투표용지 배분 등 과정에서의 준비가 부족했다며 일부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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