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열리면 유조선 7척 국내로…1400만 배럴 ‘가뭄속 단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8일 11시 42분


美-이란 2주 휴전에 고립선박 귀환 기대
한국행은 7척…1주일 사용분 원유 들어와
‘재진입’ 장담 못해 수급난 해소는 불투명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조건부 2주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전격 합의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글로벌 원유 수급에 숨통이 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국내 정유사의 유조선 7척이 나올 경우 한국도 즉각 1400만 배럴 수준의 원유를 확보하게 된다.

7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2주간 인도적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행 보장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이번 합의로 지난 수주간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로 인해 공해상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던 민간 선박들의 통행이 순차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던 국내 선사 및 정유사 관련 유조선 7척도 국내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선박에 적재된 원유 등은 약 1400만 배럴 규모로 파악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가 약 일주일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최근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수급 불안정으로 고심하던 국내 에너지 시장에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2주 휴전이라는 변수 때문에 재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에서는 휴전 기간이 종료된 후 이란 측의 태도가 다시 강경해질 경우, 진입한 선박이 다시 고립되거나 나포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원유 선적을 위한 선박 재진입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중동에서 한국까지 유조선이 운항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해협 내 진입, 선적, 출항에 소요되는 물리적 일정을 감안할 때 2주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만일 하역 및 선적 과정이 지연돼 휴전 기간을 넘길 경우, 해당 선박은 다시금 해협 내에 고립되거나 나포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국내 정유사들과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플랜 B’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곳은 UAE의 후자이라항이다. 후자이라항은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인 오만만에 위치해 있어 해협 봉쇄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또한 UAE 내륙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어온 원유를 바로 선적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2주 뒤의 상황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다시 유조선을 진입시키는 것은 어려워보인다”며 “후자이라항을 비롯해서 호르무즈 해협 근처의 다른 수급선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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