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올 9월부터 건설하겠다고 밝힌 대형 연회장 ‘스테이트볼룸’의 투시도. 금색 장식과 화려한 샹들리에가 특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억 달러(약 2780억 원)의 건설 비용을 사재, 민간 기부금 등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백악관 ‘X’
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백악관 연회장 신축 공사에 중단 명령을 내렸다.
1일(현지 시간) AP통신과 WSJ에 따르면, 지난 24일 워싱턴DC 연방법원의 리처드 레온 판사는 국가역사보존협회(NTHP)의 청구를 받아들여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레온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미국 대통령은 미래 세대를 위한 백악관의 관리자일 뿐 소유주(owner)가 아니다!”라며, “어떤 법률도 대통령이 주장하는 건축 권한을 부여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35쪽 분량의 판결문에는 여러 개의 느낌표가 사용되기도 했다.
2026년 3월 31일 화요일, 새로운 백악관 이스트 윙과 무도회장의 아티스트 렌더링 이미지. AP/뉴시스이에 백악관 측은 과거 정부도 허가 받지 않고 공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레온 판사는 이번 연회장 건립이 국가적 상징물을 근본적으로 변형시키는 행위라며 “의회가 이 정도로 막대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넘겨줬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의회가 해당 프로젝트를 공식 승인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현장의 안전 및 보안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사는 허용했으며, 판결 집행 또한 14일 동안 유예했다. 이에 법무부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통지서를 제출했다. ● ‘백악관 개조’ 두고 첫 법적 판단…‘호화 개조’ 막힐까
새로운 무도회장 건설을 앞둔 2025년 10월 23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 윙의 상당 부분 철거된 현장에 잔해들이 보이고 있다. AP/뉴시스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추진해 온 백악관 개조 사업에 대한 연방법원의 첫 판단이다. 부동산 대기업 가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백악관 내에 로즈가든 테라스 설치, 오벌 오피스 금색 장식 추가 등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개조를 이어왔다.
여기에 더해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200명 규모의 연회장이 너무 좁다며 약 9만 평방 피트(약 2350평) 규모의 확장 공사를 위해 백악관 동부(East Wing)를 철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연회장에 ‘스테이트볼룸’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금색 장식과 샹들리에 등이 설치된 조감도를 공개했다.
공사에 투입될 4억 달러(약 6000억 원) 가량의 비용은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등 민간 기업들이 국립공원관리청(NPS)을 통해 전달한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 판결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방해꾼과 말썽꾼들” 비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3월 31일 화요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뉴시스앞서 국가역사보존협회는 “적절한 절차 없이 역사적인 건물을 훼손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연방 심의 및 의견 수렴 절차를 위한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극좌 성향”, “방해꾼과 말썽꾼들”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공사가 중단 위기에 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했다. 판결 직후 그는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도 의회 승인 없이 백악관 내 여러 시설을 건립해 왔다”며 반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문상의 ‘보안 관련 예외’ 조항을 근거로 △드론 방어 지붕 △지하 벙커 △생화학 방어 시스템 등 안보 시설 공사는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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