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운반하는 초대형 유조선(VLCC)이 항만에 정박해 있는 모습. 중동 해역 긴장 고조로 유조선 운항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 Getty Images
이란이 두바이항 인근에서 원유를 가득 실은 쿠웨이트 유조선을 타격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 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상승하고,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두바이항 북서쪽 약 31해리 지점 정박지에서 쿠웨이트 국적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알-살미(Al-Salmi)’호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해당 선박은 원유를 가득 실은 상태였으며, 공격으로 선체가 파손되고 화재가 발생했다.
쿠웨이트석유공사(KPC)는 이번 공격으로 인근 해역에 원유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승무원 24명은 모두 무사하며, 두바이 당국이 화재 진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고 지점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대기하는 선박들이 밀집한 정박 구역이다.
해당 유조선은 항해 과정에서 ‘중국 화물’과 ‘중국행’임을 강조하는 신호를 보냈던 것으로 블룸버그의 선박 추적 데이터 분석에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이 이뤄지면서, 선박 국적이나 화물 표시만으로 위험을 회피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가 상승…공급 불안 반영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약 4% 상승하며 배럴당 107달러 선에 근접했다.
중동 충돌이 이어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통행 여건 변화에 따라 원유뿐 아니라 비료와 주요 원자재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너지 시장 불안은 금융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 신흥시장 지수와 아시아 지수는 최근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성장 둔화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군사 긴장, 시장 변수로
군사적 긴장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경우 에너지 시설 등을 “완전히 제거(obliterate)”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이 이란 내 군사 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단행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충돌이 에너지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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