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習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 선언… 다보스선 美 겨냥 “경제로 강압” 연설
트럼프 “100% 관세”에 한발 물러나
加 이어 英-獨 등 정상들도 방중 예정
“트럼프 발작, 동맹을 中으로 떠밀어”
캐나다 총리로서 8년 만에 최근 중국을 방문한 마크 카니 총리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고 25일 캐나다 CBC방송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경제 협력 및 관계 개선에 나선 캐나다를 겨냥해 “캐나다산 상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이다.
카니 총리가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비판하며 각을 세웠지만, 트럼프의 관세 폭탄 위협에 한발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압박에 직면해 서방 주요국 정상들이 잇따라 베이징을 찾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 카니, 트럼프 엄포에 “中과 FTA 안 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카니 총리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미국, 멕시코에 사전 통지 없이 중국 또는 다른 경제권과 FTA를 체결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한 조치들은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이슈들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트루스소셜에 “캐나다가 중국과 협정을 체결한다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캐나다 상품과 제품에 즉각 10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압박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앞서 16일 카니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고, 중국산 전기차와 캐나다산 유채씨에 대한 관세 인하에 합의했다. 캐나다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중국같이 완전한 시장경제 체제가 아닌 나라와 FTA 협상을 시작할 경우 최소 3개월 전 회원국들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 카니 총리는 대중 관세 인하 조치가 USMCA 협정 위반이 아니라, 양국 간 통상 이슈를 해결한 거라는 입장이다.
카니 총리는 최근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하면서 대미 관계에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다. 특히 그는 20일 WEF 연설에서 “강대국들이 자국 이익을 위해 경제 통합을 강압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총리 연설 다음 날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고 직격했다. 이에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이어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한 데 이어 25일 캐나다와 중국 간 일부품목 무역 합의를 두고 “역사상 최악의 합의 중 하나다. 캐나다가 체계적으로 자멸하고 있다”고 했다.
● 캐나다 이어 영국, 독일 총리도 방중
카니 총리 외에도 올 초 유럽 각국의 정상들이 중국을 찾고 있다. 4일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가 가장 먼저 중국을 찾았고, 13일 카니 총리, 25일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와 회동을 가졌다. 이달 말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그리고 다음 달에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특히 미국과 ‘혈맹’인 영국의 스타머 총리의 중국 방문이 관심을 모은다. 영국 총리의 방중은 2018년 테리사 메이 전 총리 이후 8년 만이며, 기업인들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스타머 총리의 방중을 앞두고 안보 논란으로 미뤄 왔던 런던의 대형 중국대사관 건설 계획을 승인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관세 폭탄에 이어 그린란드 병합 야욕 등 동맹국도 위협하는 가운데 중국은 유럽 등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5일 “트럼프의 ‘발작’이 미국의 동맹을 중국으로 떠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런 서방 국가들의 움직임이 당장 미국이 아닌 중국을 택하려는 건 아니란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닐 토머스 연구위원은 블룸버그통신에 “(4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국 지도자들이 미중 간 막후 협상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시진핑과 접촉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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