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10월 첫 고발 있었는데…수사 뭉개는새 지난주 출국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6일 04시 30분


김경 측 “개인 일정 등 이유” 주장… 핵심당사자 조사 지연, 수사 차질
野 “경찰, 출국금지-압수수색 안해”… 경찰 “출국날 사건배당, 입국 종용”
김병기 “공천헌금 의혹 해프닝” 주장

2024년 총선을 앞둔 2월 28일 서울 강서구 까치산역에서 김경 서울시의원(왼쪽)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강선우 의원과 나란히 서서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사진 출처 강선우 의원 블로그
2024년 총선을 앞둔 2월 28일 서울 강서구 까치산역에서 김경 서울시의원(왼쪽)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강선우 의원과 나란히 서서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사진 출처 강선우 의원 블로그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 헌금 1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관련 의혹 제기 직후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의혹으로 고발당한 강 의원과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에서 핵심 당사자인 김 시의원에 대한 조사가 지연되며 경찰의 수사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 고발 이틀 만에 출국… 경찰 “사건 배당 당일 출국”

5일 경찰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김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31일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김 시의원은 출국 이후 현재(5일)까지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며 “비회기 기간이라 출입국에 대한 별도의 보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으로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으로부터 고발당한 시점이 같은 달 29일인 점을 고려하면 고발 접수 이틀 만에 수사기관의 제재 없이 출국이 이뤄진 것.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전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 의원 측에 공천 대가로 1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29일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2022년 4월 21일 강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에게 보좌관이 1억 원을 보관 중이라며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말했다. 대화 다음 날 김 시의원은 강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구 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됐다.

야권은 구체적인 정황이 알려졌는데도 경찰이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사의 출국을 막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김 시의원이 출국한 당일에야 사건을 배당받아 출국 금지 등 신병 확보를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자료를 검토하고 사건을 배당하는 데 2, 3일이 걸리고 출국 금지 필요성 등을 판단해 법무부로부터 결론을 받기까지 또 2, 3일이 걸린다”고 했다. 이어 “김 시의원에게 연락해 입국을 종용했고, 그는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했다. 경찰은 김 시의원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했다.

그러나 경찰은 앞서 김 시의원과 관련한 고발에도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시의원은 지난해 10월 불교 신자 3000명을 입당시켜 김민석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경선을 지원하려 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했는데, 경찰은 아직 고발인인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조차 불러 조사하지 않은 상태다. 진 의원 측은 “경찰에서 수사를 일부러 안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여기에 경찰은 김 전 원내대표가 전직 구의원들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았다는 탄원서를 받고도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전 원내대표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직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 원을 수수한 뒤 돌려줬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지난해 11월 제출받았지만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경찰은 “(탄원서가 아닌) 기본 사건에 집중했던 것 같다”며 “서울경찰청이나 경찰청에서는 (탄원서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 野 “수사기관 손 놓아” vs 金 “해프닝”

야당은 김 시의원의 출국을 방관했다며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수사기관은 출국 금지조차 하지 않았고 압수수색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이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권력에 굴복한 수사기관의 이중적 잣대와 봐주기 수사에서 공정함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며 “내로남불식 수사 기준을 국민이 신뢰할 이유도 없다”고도 밝혔다.

반면 김 전 원내대표는 이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공천 헌금 관련 의혹에 대해 “해프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 의원과 대화) 다음 날 강 의원이 확인해 보니 (지역) 사무국장이 돈을 받지 않고 돌려줬다더라”라며 “서울시 관계자들도 김 시의원이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던 건 잘못된 해프닝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제명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제 손으로 탈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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