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감독 살해 용의자는 마약전력 아들…트럼프 “정신나간 사람” 조롱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6일 15시 16분


할리우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년)를 연출한 것으로 유명한 롭 라이너 감독(78)과 부인 미셸 싱어 라이너(68)를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아들 닉 라이너(32)가 15일(현지 시간) 미 로스엔젤레스(LA)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해 온 라이너 감독의 죽음을 조롱하듯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LA 경찰은 라이너를 체포해 살인혐의로 보석 없이 구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들 라이너는 수년간 약물 및 마약 중독과 싸워왔고 15세쯤 처음 재활시설에 들어갔다. 이후에도 한동안 노숙 생활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롭 라이너 부부,  미셸 싱어 라이너, 로미 라이너, 닉 라이너, 마리아 길필란, 제이크 라이너
왼쪽부터 롭 라이너 부부, 미셸 싱어 라이너, 로미 라이너, 닉 라이너, 마리아 길필란, 제이크 라이너
라이너 부부의 비극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그의 사인은 ‘트럼프 광증 증후군(TDS)’으로 알려진 극복할 수 없는 정신질환 때문”이라고 썼다. 또 “그는 나에 대한 극심한 집착으로 주변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성공을 거두고 황금기를 맞으면서 그 편집증은 극에 달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라이너 감독은 러시아 스캔들 조작의 배후에 있는 정신 나간 사람”이라며 “난 그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고 미국에 매우 해로운 인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켄터키)은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람에 대한 부적절하고 무례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도 “이번 사건은 정치나 정적과는 무관한 가족의 비극”이라고 꼬집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우리 안의 더 나은 본성을 일깨워야 한다”고 에둘러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 내부 비판에 대해 “트럼프가 공론의 장을 저급하게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고, 그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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