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6일 베이징 차오양구 주중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한 ‘K팝 데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K팝 댄스 동작을 따라하고 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10년 전처럼 아이들이 중국에서 직접 K팝 무대를 볼 날이 왔으면…”
6일 베이징의 주중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K팝 데이’ 행사에 10살 딸의 손을 잡고 온 왕샤오빙(王晓冰) 씨는 1세대 ‘K팝 덕후’다. 왕 씨는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로 시작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 이전에 한국 음악에 매료돼 현재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아이돌 가수가 꿈인 딸을 위해 매년 한국에 가서 K팝 문화를 익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한중 정상회담 뒤 공공기관 차원에서는 처음 열린 이날 K팝 행사에는 왕 씨와 같은 중국의 K팝 덕후 200여 명이 참가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진행한 참가자 모집에는 600여 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관광공사는 한국의 K팝 공연장과 대형 기획사 위치 등이 담긴 K팝 성지 관광 가이드 설명회, K뷰티 체험 부스, K팝 퀴즈쇼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K팝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경쟁적으로 정답을 외치는 등 대단한 ‘덕후력’을 과시했다.
6일 주중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오디션’에 참가한 왕닝루(王凝露·10)가 지난 수년간 댄스 학원에서 배운 K팝 댄스를 심사위원들 앞에서 선보이고 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6일 주중문화원에서 열린 K팝 데이 행사에서 황현희 11D 대표는 “기존 가수들을 따라하기도 보다는 각자의 자신있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연습해라”고 조언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날 행사 프로그램 중에는 한국에서 데뷔할 아이돌 그룹 멤버를 뽑는 글로벌 오디션도 포함돼 있었다. 황현희 11D 대표는 “최근 몇 년 동안은 국내 기획사들이 중국인 멤버를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한중 정상회담 뒤 관계 개선에 기대감이 높아져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 참가자들에게 아이돌 오디션을 준비하는 자세나 노하우 등을 전수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한국 아이돌 가수들이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SNS를 중심으로 두터운 팬덤이 형성돼 있다. 다만, 최근 관계 개선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조만간 중국 본토에서도 한국 가수들의 공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BTS의 오랜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시(24·예명)은 “한국, 마카오, 동남아에서 열리는 BTS 콘서트를 가보려고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며 “중국에 와서 공연한다면 ‘암표’를 사서라도 꼭 보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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