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홍수에 78명 사망…“전쟁 한 장면처럼 도시 무너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6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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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브라질 남부에서 역대 최악의 홍수로 최소 78명이 숨지고 105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5일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州)에서 지난달 19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주 497개 도시 중 300곳 이상이 피해를 입고 약 12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브라질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1941년 대홍수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주를 관통하는 과이바강 수위가 5일 오전 8시 기준 5.33m에 이르러 1941년 당시 4.76m를 훌쩍 넘어섰다.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현재 산사태 등이 발생해 수많은 도로와 교량이 파괴됐으며, 여러 도시들이 물에 잠겨 수천 명이 고립됐다. 수력발전소 댐이 붕괴돼 많은 이들이 정전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주 민방위국은 “100만명 이상이 식수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카누나 보트를 타고 도심을 빠져나오거나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현장에 투입된 군인은 물론 시민까지 나서 환자 이송 등을 돕고 있다. 주도 포르토알레그리의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거리에는 온통 ‘도와주세요’란 말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에두아르두 레이치 히우그란지두술 주지사는 5일 “도시들이 전쟁의 한 장면처럼 무너졌다”며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이 유럽을 지원한 ‘마샬 플랜’같은 대규모 복구계획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해당 지역은 콩과 쌀, 밀 등을 생산하는 주요 농업지역이라 세계 곡물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글로벌 기상학자들은 이번 홍수가 기후변화로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엘리뇨’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도 세 차례나 대형 홍수가 발생했다. 브라질 환경시민단체연합의 수엘리 아라우조 공공정책조정관은 “이런 비극은 갈수록 빈번해지고 악화될 것”이라며 “보다 본질적인 기후변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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