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수면무호흡증 치료기 수백만대 리콜 명령…미국내 생산금지

  • 뉴시스
  • 입력 2024년 4월 10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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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2016년에 시작된 리콜 명령..아직도 배상등 부진"
일부 사용자들 비염과 폐렴등 내부 분진 흡입으로 이상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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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수면무호흡증 치료기 결함으로 수백 만대의 판매분에 대한 리콜 명령을 받은 네델란드의 필립스사가 앞으로 제품결함과 안전장치에 대한 철저한 재점검과 보완 없이는 이 기기의 미국내 생산이 금지된다고 연방 정부가 9일(현지시간 ) 발표했다.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발표한 이번 명령은 필립스가 제조과정과 품질 검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고 독립된 전문가들이 그 개선 여부를 점검하게 하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 뿐 아니라 이 회사는 미국내에서 결함이 있는 기기를 이미 소유하고 있는 모든 미국 소비자들에게 배상, 보상, 또는 수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한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이번 조치는 거의 3년이나 끌어 오던 분쟁의 마무리이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 리콜에 해당된다.

리콜된 수면무호흡 치료기 대부분은 일종의 인공호흡 보조장치로 마스크를 통해 공기를 주입하면서 수면 중 입과 코 안의 기도를 열어 주는 장치이다.

수면 무호흡증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호흡 중단으로 뇌에 산소공급이 일시 중단되면서 위험한 현기증과 심장마비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필립스는 2021년부터 3년간 무려 500만개가 넘는 치료기를 리콜해왔다. 이유는 기기 내부의 플래스틱 폼이 사용시간이 오래 되면 부스러져 나와서 사용자가 수면 중에 그 미세한 파편이나 분진 등을 흡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기기들의 수리 또는 신제품 교환 등은 너무나 오래 지연되고 적체되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사용환자들이나 의료 당국을 화나게 하고 있다.

연방정부를 대리하는 변호사들은 필립스가 의료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좋은 제조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를 부인하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법정 기록에 나타나 있다.

에릭 올샨 미 펜실베이니아주 연방검사는 “검찰과 식품의약국(FDA), 기타 기관들은 법을 위반하거나 대중을 위험하게 만드는 위법행위를 한 제조사들을 처벌하게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필립스는 법정 합의에 따라서 독립된 감사 인력을 채용해서 제조상의 문제와 수면무호흡 치료기의 문제점 등을 청취해야만 한다. 그런 다음 FDA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전문가 팀은 회사가 새로 사용한 재료가 FDA안전기준에 부합되는지를 밝혀 내 보고해야 한다.

오하이오주 메리스빌의 제프리 리드 환자는 7년 동안 필립스 기기를 사용하는 동안에 끊임없이 비염과 축농증에 시달려왔으며 두 차례나 폐렴에 걸리기도 했다.

리드는 “ 장기적으로 내 건강에 미친 악영향이 걱정된다”면서 “ 너무 여러 해 동안 이 기기를 사용했는데, 이 일로 내가 받을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와 상관 없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필립스 사의 오래된 기기를 반환하고 더 새로운 신형을 받았지만 그것을 사용하기는 싫고, 경쟁사의 장치를 더 좋아한다고 밝혔다. 회사에 대한 신뢰가 사라져서 쓰기가 싫다는 것이다.

리드를 비롯한 750명의 사용자들은 펜실베이니아주 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상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 소송들은 펜실베이니아주 연방 법원에서 대부분 유죄로 판명이 났다.

필립스사에 따르면 비슷한 재판이 캐나다, 호주, 이스라엘, 칠레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미 FDA는 웹사이트를 통해 필립스 수면무호흡 치료기 내부의 방음 장치 폼의 분말이나 미세 파편을 흡입할 경우 두통, 천식, 알레르기 반응을 비롯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필립스 지사는 2021년 가을에 FDA로 부터 받은 경고 내용을 공개했고 6년 안에 리콜을 하도록 명령 받았다고 밝혔다.

2016년에서 2021년 새 필립스의 리콜이 14건에 그치자 FDA는 “그 동안 기기 설계의 변경이나 수정, 대규모의 생산 과정 교정이 이뤄진게 없다”며 재차 경고를 발했다.

2022년에도 FDA는 리콜 등 필립스의 고객 대응이 너무 지연되고 있다며 제품의 건강이상 초래 가능성을 더 널리 알리도록 촉구했다. 당시에도 사용자의 약 절반 만이 제품의 리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조사되었다.

교환이나 배상을 요구한 고객들은 새 제품을 받거나 배상을 받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며 필립스 측을 비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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