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美반대에도 서안 정착촌 확장 추진…사우디 규탄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7일 0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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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 정착촌 세 구역 내 주택 3500채 건설
팔 "폭력과 전쟁 소용돌이 계속될 것"
사우디 "서안 등 유대화하려는 시도" 규탄

이스라엘이 미국 반대에도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을 본격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서안지구를 유대화하려는 시도”라며 즉각 규탄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실은 이날 서안지구 마알레 아두밈, 케다르, 에프랏 정착촌 구역 내 주택 3500채 건설 계획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핵심 위원회는 주택 대부분을 계획 절차 중간 단계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다른 주택들도 전면 승인을 앞두고 있다.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에는 이스라엘인 50만명가량이 살고 있다. 서안 팔레스타인 인구는 약 270만명이다.

이스라엘 우파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영구적으로 지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독립 국가 건설에 있어 서안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외교부는 정착촌 확장 계획이 “폭력과 전쟁의 소용돌이가 계속될 것이라는 명백한 요구”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서안지구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전역에서 ‘분쟁 관련 사건’으로 미성년자 100여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4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무장 세력 근절을 위한 대규모 구금 작전으로 팔레스타인인 수천명을 체포했다.

스모트리치 장관은 지난달 팔레스타인 총격 사건으로 이스라엘인 최소 한 명이 사망하자 주택 계획 추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같은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 “이스라엘 정착촌은 국제법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번 발표에 실망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력 비난했다.

미국은 40여년간 이스라엘 정착촌을 불법으로 간주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이를 뒤집었었다. 블링컨 장관의 해당 발언은 전임 정부 입장을 다시 뒤집는 걸 의미한다.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인정을 요구하는 사우디는 이번 계획 승인에 즉각 반발했다.

사우디 외교부는 “이러한 움직임은 모든 국제 결의안, 국제 인권법 및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려는 노력에 반한다”며 “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 많은 지역을 유대화하려는 시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1967년 이전 국경으로 한 두 국가 해법을 재차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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