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러 대법원장 사망…이달 6일에도 푸틴과 단둘이 회담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6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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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시절부터 재임한 뱌체슬라프 레베데프
푸틴, 나이 상한 폐지…1989년부터 35년 재임

러시아 대법원장 뱌체슬라프 레베데프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사망했다고 24일 국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향년 80세.

보도에 따르면 그는 재임 동안 조국 공헌훈장, 알렉산드르넵스키훈장 등 국가 공로상을 수차례 수상한 주요 인사다.

특히 그는 2012년 푸틴 대통령이 판사의 연령 상한 폐지 법안에 서명하면서 사망 전까지 러시아 역사상 최장기간 대법원장으로 재임했다.

1943년 8월 14일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는 1968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1970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레닌그라드) 지방 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1977년 모스크바 젤레드노도로즈니 지방 인민법원장, 1984년 모스크바 시법원 부의장, 1986년 모스크바 시법원장을 지낸 뒤 1989년 7월 소련 대법원장으로 취임, 1991년 소련 붕괴 후 러시아 대법원장이 됐다.

레베데프는 지난 6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뒤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23일 사망했다. 평소 암 등 지병으로 앓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성명을 통해 “레베데프는 국가 사법 시스템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며, 독립적인 사법부의 헌법·입법 기초를 확립하고, 사법 공동체 기관을 형성하는 데 귀중한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법조뉴스 전문 매체 랍시(RAPSI)는 그가 경범죄를 비범죄화하고, 징역형을 벌금형으로 대체하는 등 시민을 위한 법체계를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레베데프가 “합법적이고, 공정하고, 인간적인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했으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그의 공헌은 미래 법조인들을 위한 초석으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실었다.

반정부 매체 모스크바타임스는 그가 형사 재판 이외의 배심원 권한 축소 등 수직적인 법체계를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또 그가 20년 치 급여를 모아야 살 수 있는 고급 별장과 아파트를 소유하고, 정부에서 비행기를 특별 제공하는 등 특혜를 누렸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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