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P’ 새역사 美증시… 기업 81% 실적, 예상치 훌쩍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9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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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지수, 5000선 ‘눈앞’
500대 대기업 주가 1년새 21% 뛰어
엔비디아 215% 폭등… AI열풍 한몫
다우지수도 사상 최고치 경신… 세계 각국 개미들 잇달아 美증시로

미국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축했지만 주요 기업 성장세에 힘입어 새로운 ‘마일스톤(milestone·이정표)’에 성큼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돌파했다. 2021년 4월 이후 3년 만에 5,000선에 도달한 것이다. 다만 종가로는 전장보다 0.06%(2.85포인트) 오른 4,997.91으로 마감해 5,000 선에 미치지 못했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9번째 기록 경신이다. 이날 다우존스산업지수도 0.13%(48.97포인트)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S&P500지수, 5,000 선 돌파


S&P500지수는 미 증시를 대변하는 벤치마크 지수로 꼽힌다. 500대 대기업 주가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S&P500지수가 최근 1년 동안 21.30% 뛴 배경에도 미 주요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과 인공지능(AI) 열풍이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LSEG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1.2%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기술기업 주가 상승률이 가파르다. 7일에도 메타(3.27%), 엔비디아(2.75%), 마이크로소프트(2.11%) 등 주요 빅테크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메타와 MS는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7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내놨고, 올해 주당순이익이 20% 이상 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6.7% 뛰어올랐다. 8일 정규장에도 11.5% 뛰어올라 저력을 과시했다. 미 대기업 실적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S&P500지수가 종가 기준으로도 5,000 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콧 래드너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여러 달 만에 처음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훈풍에 세계 각국 개미들이 미 증시로 모여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미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투자 심리에도 반영된 것이라는 의미다.

● 엔비디아, MS… AI발 지각변동


아직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도 미 증시가 연일 고점을 찍는 배경으로 AI 열풍도 꼽힌다. AI용 반도체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215.7%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으로 아마존을 추격 중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시총이 1조7150억 달러로 상승했는데, 이는 아마존의 1조7670억 달러보다 약 3% 낮은 수치다. 엔비디아의 기업가치가 아마존보다 높았던 마지막 시기는 22년 전인 2002년이다. 당시에는 각각 60억 달러 미만이었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750달러로 올리며 “수요가 계속 급증하고 있다”고 해 시총 기준으로 아마존을 조만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한 MS도 55.23% 크게 뛰었다. MS는 몸값이 뛰면서 애플을 따돌리고 시총 1위를 굳힌 상태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이날 실적 발표에서 AI가 매출을 늘리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19.9% 이상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상승세가 대형주에만 집중된 점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7월 S&P500지수가 3,000 선을 돌파했을 때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지수의 17%를 차지했다. 현재 MS, 애플, 알파벳, 아마존닷컴, 엔비디아의 주식은 벤치마크 지수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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