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만든 성냥 에펠탑, 기네스 등재 실패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7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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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리샤르 플로 인스타그램
출처 리샤르 플로 인스타그램
“시판 성냥이 아니라 주문제작한 성냥으로 만들었기에 기네스북에 등재할 수 없다.”

프랑스 모형 제작가 리샤르 플로(47) 씨가 성냥 70만6900개를 투입해 7.19m의 에펠탑 모형을 완성했지만 최근 영국 기네스북으로부터 등재를 거절당했다고 르피가로 등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기네스북 측은 플로 씨가 제작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국내 한 성냥 제조업체로부터 유황 머리가 없는 성냥 몸통만 구입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과거 기록은 시판 성냥으로 이뤄졌는데 플로 씨만 시판 성냥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플로 씨는 성냥 에펠탑을 만들기 위해 최근 8년간 약 4200시간을 투입했다. 사용된 성냥의 무게만 15kg에 달했다. 지난달 그가 거주하는 남서부 샤량트마리팀에서 처음 공개됐고 지금까지 약 4000명이 작품을 관람했다.

플로 씨 이전에 가장 높은 성냥 에펠탑을 만든 사람은 레바논인 투픽 다헤르 씨다. 다헤르 씨는 2009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6.53m의 성냥 에펠탑을 공개했다. 특히 하반신이 마비된 그가 휠체어를 탄 채로 이 작품을 완성했기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다헤르 씨는 약 600만 개의 성냥을 사용했다. 비용은 1만1000달러(약 1485만 원), 제작 시간은 2316시간이었다.

플로 씨는 기네스북의 거절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기네스북이 자신의 작품은 물론, 그 안에 담긴 제작자의 의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당초 이의를 제기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기네스북 측이 이에 대응할 의무가 없어 결과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플로 씨는 새 작품 제작을 통해 좌절감을 털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현지 언론 르파리지앵에 “나는 실패에 갇혀있는 것을 싫어한다”며 다른 작품을 통해 반드시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한 세계 기록을 세울 뜻을 비쳤다. 그가 정확한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3D 프린팅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르파리지앵은 전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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