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英伊, 차기 전투기 개발 정부간 합동기관 내년 설립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4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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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기관 본부는 영국에 마련…수장은 일본이 맡기로 합의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 정부는 14일 3국에서 공동 개발할 차기 전투기에 대해 개발 생산을 합동으로 관리하는 정부간 기관을 두기로 합의했다. 합동기관 본부는 영국에 두고, 초대 수장은 일본인이 맡는다.

일본·영국·이탈리아 3국 국방장관은 이날 도쿄 방위성에서 회담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전투기 공동개발과 관련한 합동 기관의 상세한 내용을 나타낸 조약에 서명했다. 3국은 차기 전투기를 2035년 배치하기로 한 현행 목표를 준수하기로 했다.

합동기관은 조약에 관한 각국의 절차를 거쳐 2024년에 설치한다. 이 기관은 차기 전투기의 개발·생산에 있어서 3국의 역할 분담을 조율하며, 각국에 기술 측면에서 지시를 하고 제조 공정이나 진척 상황을 확인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방위장비 공동개발을 놓고 국제기관의 설치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보도했다.

기하라 방위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차기 전투기에서 억제력을 유지·강화해 항공 우세를 계속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또 “운용이나 연구개발 등을 자국에서만 조달하는 것은 큰 리스크가 있다. 뛰어난 기술을 들여와 비용과 리스크를 분담하겠다”고 했다.

섑스 국방장관은 “기기와 장비를 갖춰 최첨단을 만들겠다. 유럽과 인도·태평양의 리스크는 명확하며, 국가를 넘어 집단 안전보장을 담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기관장에는 방위성 출신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인사는 3국에서 차례로 돌아가면서 맡는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합동기관에는 3개국이 100명씩 총 300여명의 직원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성은 자위관과 사무관 등을 파견할 방침이다. 현행 방위성 직원파견 처우법은 직원의 국제기구 파견에 대해 군비 관리나 군축, 인도 활동 등의 목적으로 한정하고 있다. 방위성은 파견 요건에 방위장비의 국제공동개발에 관한 사항을 추가한 이 법 개정안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일·영·이 3국은 기관 설치에 맞춰 기체 설계나 제조를 담당하는 공동기업체(JV)도 설립한다. 거점은 영국에 마련한 후에 주요한 포스트를 일본이나 이탈리아에 우선 할당한다.

니혼게이자이는 개발을 관리하는 정부간 기관과 기업을 모두 영국에 설치하기로 한 데 대해 “2개 본부를 영국에 두는 것은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가까워 방위기술 축적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차기 전투기 계획에는 독일, 사우디아라비아도 개발 관여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국과의 긴밀한 정보 공유가 중요해진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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