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에 49층 ‘인피니티풀 빌딩’… 낡은 골목 재개발, 스카이라인 바꾸다 [이상훈 특파원의 도쿄 현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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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관저 인근 ‘도라노몬 힐스’
4번째 빌딩 개장 ‘도시재생’ 속도
도로 위 건물 짓고 전철역 건설도

일본 도쿄 도심 재개발로 들어선 높이 266m, 지상 49층의 복합시설 도라노몬 힐스. 아사히신문 제공
일본 도쿄 도심 재개발로 들어선 높이 266m, 지상 49층의 복합시설 도라노몬 힐스. 아사히신문 제공
도쿄=이상훈 특파원
도쿄=이상훈 특파원
3일 일본 도쿄 미나토(港)구 도라노몬(虎ノ門) 지구. 도쿄 중심의 총리관저와 불과 1km 떨어진 이곳에 높이 266m, 지상 49층의 새 마천루가 들어섰다. 4개 빌딩으로 구성된 복합시설 ‘도라노몬 힐스’의 마지막 4번째 빌딩 ‘스테이션 타워’가 개장을 앞두고 내외신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최고층인 49층에 올라가자 도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외 풀장(인피니티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거진 숲속의 일왕(日王) 거처 고쿄(皇居), 국회의사당, 고층 빌딩숲이 한눈에 들어왔다. 45∼48층에 자리한 커뮤니케이션 시설 ‘도쿄 노드’는 행사장, 갤러리 등으로 꾸며졌다. 사무실과 레스토랑 등도 들어선다. 하이엇호텔은 이 건물에 도쿄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하는 최고급 브랜드 ‘언바운드 컬렉션’을 열기로 했다.

일본 도쿄 ‘도라노몬 힐스’ 49층 수영장. 도쿄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도쿄 ‘도라노몬 힐스’ 49층 수영장. 도쿄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유명 부동산 개발업체 모리빌딩이 개발한 ‘도라노몬 힐스’는 일본이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한 도쿄 도시재생의 결정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심 한복판임에도 관청가 인근의 낙후된 골목 동네였던 곳을 입지의 장점을 살려 대대적인 재개발에 나섰다. 2011년 착공했고, 2014년 첫 빌딩을 완공한 후 올해 전체 사업이 끝난다.

도라노몬 힐스의 재개발은 일본 정부의 규제 개혁으로 힘을 얻었다. 정부가 이곳의 도로 위아래 모두에 건물 건축을 허용해 ‘입체도로’가 등장했다. 도쿄 도심과 외곽을 연결하는 왕복 4차선 간선도로를 지하에 뚫고 그 위에 초고층 빌딩을 올린 것이다.

이곳을 지나는 도쿄 지하철 히비야선에 ‘도라노몬 힐스’라는 새 역도 만들었다. 이 노선에 역이 신설된 것은 56년 만에 처음이다. 건물과 건물을 가로지르는 차도 위에는 보행 덱을 설치해 사실상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모리빌딩 측은 “단순한 도시 재개발을 넘어 도쿄를 상징하는 하나의 작은 도시를 만든 것”이라며 외국인들도 찾는 도쿄의 새 명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 오랜 침체를 겪었던 도쿄에서는 최근 도시재생 재개발이 활발하다. 총 8개 재개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며 초고층 빌딩숲으로 변모한 ‘젊은이의 거리’ 시부야, 올 6월 완공한 도쿄 최고층 빌딩(325m) 아자부다이 힐스 등이 대표적이다.

2027년에는 도쿄역 근처에 높이 390m로 새로운 도쿄 최고층 건물이 될 ‘토치 타워’가 완공된다. 초고층 첨단 오피스를 통해 전 세계 유명 기업을 속속 유치해 한동안 흔들렸던 ‘아시아 최고 도시’의 명성을 재건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목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도라노몬 힐스#도시재생#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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