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긴급 심장박동기 설치 위해 입원…“사법개혁은 계속 추진”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3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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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수증 입원'은 거짓말.. 심장박동기 설치 사실 발표
23일 긴급 입원..레빈 법무장관이 총리 직무 대행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일요일인 23일 새벽(현지시간) 긴급히 응급실로 실려가 심장박동기 설치수술을 받고 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이는 네타냐후가 논란 많은 사법 개혁안을 24일 국회에서 통과 시키겠다는 강경 정책을 발표한 다음 날이며 이스라엘 전국이 격렬한 반대시위와 행진으로 더 깊은 혼란에 빠진 주말에 일어난 일이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그가 현재 진정제를 투여 중인 마취 상태이며 총리를 대신해 야르비 레빈 법무장관이 시술과 입원 기간 동안에 총리의 직무를 대신 수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짤막한 동영상 성명 발표를 통해서 자신은 “매우 좋은 상태”라고 주장하고 앞으로도 퇴원 즉시 사법 개편안의 국회통과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빈이 그 업무도 총괄할 예정이다.

네타냐후는 탈수증을 병명으로 입원한지 1주일 뒤에야 이 날 자정이 지나서 입원 이유를 제대로 밝혔다. 이 날 하루 동안 이스라엘 전국에서는 사법 개편안 발표 이후 최대의 반대시위 인파가 전국에서 거세게 시위와 행진을 벌였다.

토요일 밤 주말 시위에 참가한 수 십만명의 인파가 전국의 도심을 점령했으며 수 천명이 예루살렘까지 행진해 와서 크네세트(의회) 부근에서 노숙과 캠핑을 하면서 24일 진행될 사법 개편안 투표를 앞두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시간) 프라임 시간대에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의 반대시위와 국민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끝까지 사법 개편계획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몇 달 째 이어진 전국적인 반대시위와 각계 각층의 반대성명, 심지어 이스라엘의 예비군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까지 네타냐후의 사법 개편에 반대의견을 내고 이를 중지하라고 권하기 까지 했지만 네타냐후는 이 날 다시 강력한 추진 의사를 천명했다.

문제의 개편안 법안은 24일 국회에서 국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네타냐후의 다수 극우파당 소속 의원들에 의해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의 본거지인 예루살렘에서는 무려 3만5000명의 시위대가 행진하면서 지나 가는 행인들의 가담으로 점점 인원 수가 늘어난 채 의사당 부근과 주요 정부 부처의 청사 앞에 집결했다.

이들 대부분은 남부 도시 텔 아비브에서 지난 목요일인 20일에 출발해 70km 이상을 행진해서 이 곳에 도착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토요일 저녁인 22일 이스라엘군 예비군 대표들은 기자 회견을 열고 네타냐후가 사법개혁안을 강행할 경우 소집에 불응하겠다고 서명한 예비군이 이미 1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73세의 네타냐후는 바쁜 정치 일정과 업무 속에서도 언제나 건강상태가 좋다고 총리실이 발표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해 동안에는 의료진료기록의 발표가 점점 뜸해졌고 7월 15일에는 현기증으로 이스라엘의 셰바병원에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나중에 그는 강렬한 뙤약빛 아래서 너무 오래 물을 안마셔 탈수증이 일어난 것이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셰바 병원에 다시 입원해서 심장박동기 설치 수술을 받게 된것은 처음 발표한 것 보다 건강 상태가 훨씬 더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타냐후는 지난 주 입원시 모니터 장비를 장착했으며 22일 이 장치의 경고음이 울리면서 긴급히 심장박동기 설치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은 건강상태가 아주 좋지만 그래도 의사의 권고에 따르고 있는 것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심장 박동기는 환자의 심장 박동이 너무 느려져서 기절이나 혼수상태에 이르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다고 한다. 이 박동기가 전기 자극을 심장에 전달해서 심장마비를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심장박동기는 설치한 환자들이 며칠 이내로 정상적인 평소 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이스라엘 국립보건원은 밝혔다.

[예루살렘=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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