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미군 메일, 오타 하나에 10년 간 친러 말리로 오전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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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받아야 할 수백만 통의 이메일이 한 글자 오타로 인해 지난 10년 간 러시아의 동맹국인 아프리카 말리로 전송된 사실이 밝혀졌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 국방부 직원들이 받았어야 할 수백만 통의 이메일이 도메인 주소 오타로 인해 말리의 이메일 계정으로 잘못 전송됐다.

당초 미군이 소유한 ‘.MIL’ 도메인의 계정으로 보내져야 하는 메일을, 발신자가 이를 말리의 국가 도메인인 ‘.ML’로 잘못 입력한 것이 원인이 됐다.

이같은 실수는 10여년 전 발송된 메일에서 처음 확인됐고, 현재까지 오전송된 메일만 수백만 통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메일들엔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밀 정보까진 아니지만, 미군 시설의 지도나 고위 장성의 출장 계획, 신원 관련 문서, 비밀번호, 의료나 재정 관련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말리는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과도 가까운 나라로 알려져 있어, 말리 국가 도메인을 도맡아 관리해온 네덜란드 기업가 측은 “적대 세력에게 정보를 악용당할 우려가 있다”며“며 미국 정부에 대응을 요구해왔다.

◇ 美국방부 ”개인 계정에서 전송“ 재발 방지책 강구

2013년부터 말리 국가 도메인을 도맡아온 요하네스 쥐르비르에 지난 1월 이후에만 국방부 내에서 말리로 발송된 이메일이 11만7000통에 달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매년 많은 국방부 이메일이 말리로 전송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navy.ml’이나 ‘army.ml’처럼 존재하지 않는 주소에 대한 요청이 계속되는 것을 보고 그는 이것이 미 해군(navy.mil) 또는 육군(army.mil)로 보내려던 이메일이란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2014년부터 네덜란드 정부와 미국 국방부에 이것이 큰 보안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해 왔지만, 미 국방부로부터 뚜렷한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위험은 실존하는 것이고 미국의 적성국가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자신의 기업과 말리 국가 간 도메인 관리 계약히 해지돼, 이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현재 계약 해지 후 말리의 국가도메인은 말리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국방부는 관련 질의에 통제 대상인 국가안보 정보가 이메일 오전송으로 허가 없이 공개된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 공식 업무용 메일로는 말리로 메일을 전송할 수가 없으며, 야후나 구글 등 개인용 계정을 이용했을 때만 가능하다고 해명하며 재발 방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타에 따른 오전송을 막기 위해 국방부 내에서 작성된 이메일이 ‘.ML’ 도메인의 이메일로 전송되는 것도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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