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오성홍기 든 대만 태권도선수 ‘영웅 만들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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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서 열린 국제마스터스대회
中매체 “중화민족 아들” 떠들썩
대만 “사실관계 파악-법적 처리”

14, 15일 양일간 전북 무주에서 열린 태권도 대회에서 입상한 후 대만 국기가 아닌 중국 오성홍기를 들어 논란을 일으킨 대만 선수 리둥셴. 웨이보 캡처
14, 15일 양일간 전북 무주에서 열린 태권도 대회에서 입상한 후 대만 국기가 아닌 중국 오성홍기를 들어 논란을 일으킨 대만 선수 리둥셴. 웨이보 캡처
대만의 태권도 선수가 전북 무주군에서 열린 국제대회 시상식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펼쳐 들었다. 대만은 엄중 조치에 나선 반면, 중국에선 열광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22일 텅쉰왕 등 중국 매체와 쯔유(自由)시보 등 대만 언론 등에 따르면 대만의 생활체육 태권도 선수인 리둥셴(李東憲)은 14, 15일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23 전북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 태권도 남자 품새 개인 종목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는 시상식에서 메달을 수여받은 뒤 오성홍기를 꺼내 들었다. 이 대회에는 전 세계 71개국에서 1만4000여 명의 생활체육인이 참가했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리 씨에 대해 “중국 공산당 입당 여부 및 대만에서 중국을 위한 조직 활동 여부 등을 파악해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인 운동선수가 경기 중이나 시상식에서 중국을 위한 정치적 선전을 하지 못하도록 법 개정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 매체들은 리 씨를 ‘중화민족의 진정한 아들’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는 증거”라면서 “대만 당국이 리 씨를 처벌하지 못하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대만 문제 등을 두고 중국을 압박하자 중국이 내부 결집을 위해 일주일 전 있었던 리 씨의 행동을 뒤늦게 확산시킨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오성홍기#대만#태권도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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