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5명 살해한 벨기에 엄마, 16년 뒤 ‘안락사’로 생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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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5일 0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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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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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자녀 5명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벨기에 여성이 본인의 요청에 따라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영국 BBC, 스카이뉴스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제네비브 레르미트는 40세이던 2007년 2월 28일 아들 1명과 딸 4명을 살해했다. 레르미트의 자녀들은 당시 3~14세였다.

레르미트의 범행은 남편이 없는 사이 이뤄졌다. 레르미트는 자녀들을 살해한 직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레르미트의 자녀 살인사건과 이어진 재판은 벨기에를 뒤흔들었다. 레르미트 측은 당시 심신 미약을 주장하며 투옥하지 않으려 했지만, 법원은 계획 살인으로 보고 2008년 종신형을 내렸다.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레르미트는 2019년 정신병원으로 옮겨졌다.

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벨기에는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이 견디기 힘든 수준이라고 판단되는 사람들에게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안락사를 원하는 이들은 자신의 결정을 충분히 인지한 채 합리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안락사에 대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레르미트의 변호사는 이 절차에 따라 레르미트가 다양한 의학적 소견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심리학자인 에밀리에 마로이트는 벨기에 매체인 RTL-TVI를 통해 “레르미트는 자녀들에 대한 상징적 제스처로 (자녀들을 살해한) 2월 28일에 안락사 집행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벨기에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2966명이다. 이는 2021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안락사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암’으로, 안락사를 택한 사람 중 4명 가운데 3명은 신체적·정신적인 고통을 이유로 들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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