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못간 기시다에…日국회 “사전보고 필요없어”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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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 중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만 유일하게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지 못한 가운데, 일본 국회에서 여야에서 일제히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국회 사전보고는 필요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전날 “안전 확보, 예기치 못한 사태 대응 등에 충분히 배려가 필요한 건 당연하다”라며 사전 보고 때문에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카키 쓰요시 자민당 국회 대책위원장도 전날 “지금 상황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국회 승낙이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국회 대책위원장도 “국회가 방문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갔다 와서 제대로 보고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총리가 국회 회기 중 해외에 나가려면 국회에 사전 보고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해외 방문 일정이 외부에 노출되는 게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 등 엄격한 보안이 필요한 지역의 방문은 불가능한 구조다. 1월 23일 개회한 일본 정기국회는 6월 2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일본은 각료의 국회 출석 및 보고를 매우 중시한다. 그런 일본에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총리가 국회에 보고할 필요 없다’라는 의견을 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에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이 주요 20개국(G20) 인도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려다 국회 요청에 발목이 잡혀 참가가 불발됐다. 이 때문에 한일 외교장관 회담, 쿼드(미국 인도 호주 일본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G20 올해 의장국인 인도가 불편한 심기를 표명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으로, 기시다 총리와 하야시 외상은 G7 의장국으로서 대러시아 압력을 주도하겠다고 표명하고 있어 G20 불참은 일본 외교에 타격이 된다“라고 분석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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