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헝가리 굴복시키며 우크라에 내년 24조원 지원확정

  • 뉴시스
  • 입력 2022년 12월 13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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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끝내 경제난의 헝가리를 굴복시켜 우크라이나에 내년 180억 유로(24조원)의 재정 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

12일 늦게 브뤼셀 본부에 모인 27개 국 EU 회원국 대사들은 내년 1년 동안 매달 우크라에 15억 유로의 국고 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 회원국 전원 찬성이 필요한 사안이나 헝가리가 두세 달 동안 계속 어깃장을 놓아 우크라 국민과 미국 등 서방 지원국들의 분노를 사고 애를 태웠다. 이날 그런 헝가리가 합의 찬성한 것이다.

EU는 군사 지원과 별도로 매달 50억 유로 정도의 세수가 부족한 우크라 정부에 올해 후반기부터 달달이 일정액을 지원하려 했으나 러시아와 친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헝가리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7개 국 중 유일하게 헝가리는 내년 지원안마저 반대했다.

헝가리는 연말까지 계속 반대하면 EU 회원국으로서 자국이 받을 수 있는 100억 유로 이상의 지원금이 영원히 날라가버릴 것이 확실함에 따라 입장을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인구 1000만의 헝가리는 EU 회원국 전체가 조달해 피해 규모별로 할당되는 코로나 경제회복지원금을 올해 58억 유로 받을 예정이나 연말까지 EU 전체 입장과 배치되는 행동을 계속하면 이 중 41억 유로가 사라진다.

또 헝가리는 EU 예산에서 회원국간 경제수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통합지원금을 2027년까지 75억 유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지원금은 오르반 총리 정부의 언론·사법 탄압 등 반민주 행태와 정실인사 부패 등으로 헝가리의 실질적인 개혁 노력이 있어야 주어진다.

이날 대사 회동에서 헝가리는 당초 규모보다 적은 63억 달러를 내년에 받을 수 있는 언질을 받았다. 개혁을 계속하면 조기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로 해서 헝가리는 120억 유로(16조원)를 받을 전망이 거의 확실시해면서 우크라 180억 유로 지원과 OECD 주도의 15% 세계 최소법인세 안에 대한 반대를 거둬들였다. 5년 전부터 EU 집행위와 맞서온 헝가리는 전원 찬성이 필요한 사안이면 반대를 위한 반대, 합의 반대급부를 높이기 위한 반대 행태를 끈질기게 노정했다.

올 초 총선 승리로 5번째 연임하며 집권 12년 차인 오르반 총리는 그러나 경제에 실정을 많이 해 통화가치가 올 한 해 아르헨티나, 터키 다음으로 심한 수준인 10% 급락했다.

이 상황에서 100억 유로를 잃을 뱃장이 오르반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EU 집행위가 헝가리를 계속 압박해 전의 찬성을 끌어낸 것이다. .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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