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세 걷자” “에너지 요금 동결 검토”…유럽, 가스값 급등에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6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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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유럽 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가스 값이 33% 폭등하고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유럽 국가들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독일과 프랑스는 전기와 가스를 나눠 쓰기로 하고 유럽연합(EU)에 “고유가로 막대한 이윤을 거둔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걷자”고 압박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는 10월 가계 에너지요금 80% 인상을 취소하고 요금 동결을 검토하고 있다.

● 佛·獨, “유럽 국가 모두 횡재세 걷자”
지난 주말 러시아가 추가 가스 공급 중단 조치를 발표하면서 프랑스에 이어 독일에도 가스 공급을 끊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유럽 가스 가격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10월 인도분 가스 선물(先物) 가격은 5일 장중 1메가와트시(MWh)당 전 거래일 대비 33% 뛴 284유로까지 치솟았다. 가스 수급난이 유럽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이날 장중 전장 대비 0.70% 하락한 0.9884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02년 12월 이후 약 20년 만의 최저치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같은 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시 DAX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22%, 파리 증시 CAC40지수는 1.20% 하락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3일 독일을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당초 지난달 31일∼이달 2일 노르트스트림1 공급을 중단했다가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뒤엎었다. 가스프롬은 프랑스에 대해서도 이달 1일부터 가스 공급을 끊었다.

유럽 주요국은 비상 대응에 나섰다. 독일과 프랑스는 에너지 위기 국면에 전기와 가스를 서로 나눠 쓰기로 했다. 또 에너지 값 급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된 에너지기업들에서 세금을 받는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5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횡재세 적용을 요구하는 독일을 지지하며 EU가 이 정책에 동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숄츠 총리는 전날 650억 달러(약 89조 원) 규모 에너지난(難) 지원책을 발표하며 에너지기업에 횡재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 英 신임 총리, 에너지가격 동결 검토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는 7일 발표할 가계 에너지 위기 대책으로 에너지 요금 동결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과 BBC방송이 보도했다. 다음달 표준가구 기준 연 3549파운드(약 564만 원)로 약 80%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 및 가스요금을 인상 전 요금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유럽 주요국은 올겨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비해 가계와 기업을 지원에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유럽 싱크탱크 브뤼헐 분석에 따르면 유럽 각국 지원액은 최소 3790억 유로(약 518조)에 달한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EU도 에너지위기 추가 대응에 나선다.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가격상한제를 합의한 EU는 러시아산 가스 값 상한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EU 문건에는 EU 집행위원회 산하 에너지위원회가 회원국에 러시아산 가스 도매가에 긴급 상한제 적용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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