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굴욕’에 반격?…中, 美 구축함 감시하는 사진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4일 14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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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동중국해에서 미 해군이 중국 항공모함을 여유롭게 감시하는 사진이 공개돼 중국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이 반격에 나섰다. 같은 방식으로 남중국해에 진입한 미 해군 구축함 사진을 찍어 공개한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항행의 자유’ 작전 때문에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군 남부전구는 13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미국 미사일 구축함 벤폴드함이 남중국해 시사군도 해역에 진입했다며 해군과 공군을 조직해 추적·감시하고 퇴거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벤포드함을 근거리에서 감시하는 사진과 벤폴드함을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 두 장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4월 미 해군 구축함인 USS머스틴함 선상에서 지휘관 2명이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지켜보면서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과 비슷하다. 사진에서 미군 지휘관은 의자에 앉아 다리를 뻗어 난간에 올린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당시 이 사진이 공개되면서 미군이 중국군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과시한 것, 미군이 중국군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등의 해석이 나왔다.

일부에서는 이번에 중국이 이례적으로 미 구축함 감시 사진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중국이 당한 것을 그대로 되갚아 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톈쥔리(田軍里)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대변인은 이날 “미군의 행위는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며 국제법과 국제관계 준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항행 패권은 남중국해를 군사화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남중국해의 안보 리스크 제조자이자 지역의 평화와 안정 파괴자”라고 비난했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중국군이 미국 군함에 대응하는 사진을 공개한 것은 강력한 대응 조치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현장 상황을 제때 공개해 미국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으로 군함을 통과시키면서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반복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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