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낙태권 보장 법안 발의 검토…상원 가결 가능성 희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8일 2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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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서 ‘낙태를 끝내라’고 적힌 포스터와 확성기를 든 낙태 반대론자 
여성(앞줄 왼쪽)과 낙태할 권리를 지지하는 여성(앞줄 오른쪽)이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전날 연방대법원이 임신 24주 이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하고 50개 주 정부에 낙태권 존폐 결정을 맡기자 미 전역이 찬반 
논쟁으로 분열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워싱턴=AP 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서 ‘낙태를 끝내라’고 적힌 포스터와 확성기를 든 낙태 반대론자 여성(앞줄 왼쪽)과 낙태할 권리를 지지하는 여성(앞줄 오른쪽)이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전날 연방대법원이 임신 24주 이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하고 50개 주 정부에 낙태권 존폐 결정을 맡기자 미 전역이 찬반 논쟁으로 분열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집권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7일(현지 시간) 여성의 낙태할 권리(낙태권)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은 연방대법원 결정에 맞서 낙태권 보장을 위한 법안을 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펠로시 의장이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밝힌 낙태권 보장을 위한 세 가지 발의 법안 개요를 소개했다.

먼저 ‘여성이 이유 불문하고 미국 어느 주(州)든 자유롭게 여행할 권리’ 보장 법안이다. 낙태가 불법인 주에서 앞으로 ‘낙태가 합법인 주로의 여행’을 금지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다.

펠로시 의장은 임신 관련 건강 데이터 애플리케이션(앱)에 담긴 여성 정보를 보호하는 법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플로 오브 플로 헬스’ 같은 앱은 생리, 임신 준비, 임신, 산모, 폐경 등 여성의 주기별 기록을 저장한다. 낙태가 범죄인 주에서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을 기소하는 용도로 이 정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여성 낙태권을 인정한 1973년 ‘로 앤드 웨이드’ 판례 내용을 아예 성문화하는 법안도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펠로시 의장은 또 동성(同性)결혼과 피임할 권리가 연방대법원에 의해 뒤집히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 관련 판례도 성문화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로 대 웨이드’ 판례 폐기에 찬성한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이 권리들에 대한 대법원 판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펠로시 의장이 제안한 이 세 가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통과하겠지만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이 50석씩 차지한 상원에서는 가결 가능성이 희박하다. 상원에서는 60인 이상이 찬성해야 법안이 통과된다. 사실 민주당은 이번 회기 하원에서 ‘로 앤드 웨이드’ 판례 성문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막혀 있다.

더힐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 돼야 낙태권을 되살릴 수 있다는 호소라는 얘기다. 펠로시 의장은 24일 연방대법원 결정 직후 “앞으로 나아갈 길은 중간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24년 대선 공화당 유력 후보인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낙태가 미국 전역에서 금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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