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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국제

美대법원, ‘낙태 합법화 판례’ 폐기…빌 게이츠 “시대 역행·女인권 후퇴”

입력 2022-06-25 20:00업데이트 2022-06-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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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미 전역의 24주내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례(1973)’를 결국 뒤집으면서 재계 주요 인사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 그리고 메타(옛 페이스북)의 2인자였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 등은 즉각 소셜 플랫폼을 통해 낙태합법 폐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팀 쿡 애플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 과거 서슴없이 정치적 발언을 내뱉던 인사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이날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전면 금지한 미시시피주(州)법의 위헌법률심판에서 ‘6 대3’ 의견으로 합헌 판단을 내렸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한국의 헌법재판소와 같은 역할도 수행한다.

연방대법원은 또 ‘로 및 플랜드페어런트후드 대 케이시’ 판결을 폐기할 지 여부에 대한 표결에선 ‘5대4’로 폐기를 결정했다. 판결 이후 루이지애나, 미주리, 켄터키, 사우스다코타에서는 낙태 금지법이 즉시 발효됐다.

대법관 다수는 임신 24주 안팎의 경우 낙태권 인정한 기존 판례들은 ‘미국 헌법이 낙태권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연방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약 50년간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하는 근거가 됐던 ‘로 대 웨이드’ 판결도 공식 폐기됐다.

이후 재계 주요 인사들은 낙태 금지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잇따라 냈다.

빌 게이츠는 “오늘은 슬픈 날이다.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은 것은 부당하고 용납할 수 없는 역행”이라면서 “이는 여성의 생명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는 “최고 경영자로서 나는 대법원의 판결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서도 “여성으로서 이는 충격적인 역행이다. 개인적으로 모든 여성들은 언제 어떻게 ‘엄마’가 될 것인지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식권은 곧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기업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는 “최고경영자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직원들을 돌볼 책임이 있다”면서 “직원들이 위협을 느끼거나 차별을 경험할 때 세일즈포스는 행동한다. 직원들이 최고의 혜택과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며, 우리는 항상 (여성권을) 지지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셰릴 샌드버그 메타 COO는 “나의 세 자녀가 내 자신보다도 더 적은 권리를 가지고 살아갈 것이라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대법원의 판결은 전국 수백만 명의 소녀와 여성의 건강과 생명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면서 “이는 여성의 경제력을 박탈하고 위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성들은 꿈을 이루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번 판결은) 엄청난 역행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자녀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계속 싸워야 한다. 낙태권을 보호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클라우드 통신 서비스 업체 트윌리오의 제프 로슨 CEO는 “오늘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어두운 날이다. 기본적인 인권을 박탈하는 것은 전국에서 가장 취약한 여성들에게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우리는 개혁이 필요하다. 총기 안전이든, 여성의 권리든 정부가 다수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합법성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973년 1월22일 이뤄진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미국 사회에서 낙태에 관한 헌법상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낙태 합법화의 길을 연 기념비적인 판결로 여겨져 왔다.

1971년 텍사스주에서 성폭행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한 여성이 낙태 수술을 거부당하자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노마 매코비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신변 보호를 위해 ‘제인 로’라는 가명을 썼다. ‘헨리 웨이드’라는 이름의 텍사스주 댈러스 카운티 지방검사가 사건을 맡으면서 이 사건은 ‘로 대 웨이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울·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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