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에 후보국 지위 부여… 푸틴, ‘브릭스 동맹’으로 맞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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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수년 걸릴 절차 넉달 만에 끝, G7-나토 정상회의 잇단 러 압박
푸틴 “브릭스 협력해 서방에 맞서자”… ‘스위프트’ 대응할 새 결제 체계 추진
‘반러’ 발트 3국엔 전기 차단 가능성… 시진핑 “러 제재는 전세계에 재앙”

우크라이나가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EU 가입을 위한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았다. 26∼28일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29, 30일 양일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새로운 러시아 제재 및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이 발표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맞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을 규합해 독자 경제권을 만들 뜻을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 달러의 기축통화 위치를 이용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는 전 세계에 재앙을 초래한다”며 푸틴 대통령을 두둔했다.
○ 우크라이나, EU 가입 첫발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EU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에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국민의 미래는 우리 안에 있을 것”이라며 두 나라에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식 회원국의 전 단계인 ‘후보국’ 지위를 얻으려면 회원 가입 때와 마찬가지로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며 최소 수년이 걸린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4일 만인 올해 2월 28일 EU 가입을 신청했다.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후보국이 된 것은 EU 전체가 우크라이나에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후보국은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 시장경제 등에 관한 EU의 가입 조건을 충족시켜야 해 정식 회원국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G7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및 러시아 제재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개최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돕는 ‘마셜 플랜’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당시 조지 마셜 미 국무장관 주도로 폐허가 된 서유럽에 대대적인 원조를 아끼지 않아 서유럽 재건 및 옛 소련 견제에 성공했던 경험을 우크라이나에도 이식하겠다는 의미다.

APF통신은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서 에너지 및 곡물 값 급등에 따른 대처 방안, 중립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등이 다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두 정상회의에서 모두 화상 연설을 하기로 했다.
○ 리투아니아 “러, 발트3국 전력망 차단 가능성”
푸틴 대통령은 22일 화상으로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서방이 퇴출시킨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 대응할 브릭스 차원의 자체 국제결제 체계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브릭스 5개국이 인구 30억 명,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 세계 무역의 20%,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브릭스 회원국 협력과 단결을 통해 서방에 맞설 자체적 경제권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와 갈등이 폭발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3국으로 가는 전기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경고도 등장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22일 로이터통신에 “러시아의 전력망 차단이 우려된다. 현재 대처 중”이라고 밝혔다. 3개국은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독립했고 2004년 EU에 가입했지만 아직까지 전력망은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이날 “러시아가 침공하면 우리가 지도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발트3국에 주둔 중인 나토군은 총 3000여 명에 불과하므로 “최소 2만 명 이상의 병력을 발트3국에 각각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u#우크라이나#후보국 지위 부여#브릭스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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