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도시이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러시아명 포크롭스크)를 점령하더라도 우크라이나 방어선의 급격한 붕괴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가 도네츠크주 잔여 지역을 점령하는데 최소 1~2년이 걸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도이체 벨레(DW)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1일 포크로우스크와 북동부 하르키우주 보우찬스크를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포크로우스크 점령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러시아 군인들이 시내 중심부에서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같은 날 러시아군의 포크로우스크 공세가 실패했다고 반박 논평을 냈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3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철도선을 따라 도시 북부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 고위 관계자는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포크로우스크 도시 면적의 95% 이상이 러시아 통제 아래 있다”면서도 “도시 곳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산발적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일정표대로 도시가 함락됐을 때 전략적 영향을 차단할 수 있는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포크로우스크가 점령될 경우 도시를 물류기지이자 도네츠크주 다른 도시를 공격하는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면서도 “포크로우스크 함락이 우크라이나 방어선의 급격한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가까운 시일 내 그러한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며 “러시아가 도네츠크 지역의 남은 부분을 최소한 1~2년 내에 점령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황을 분석하는 단체인 ‘딥스테이트(DeepState)’에 따르면 최근 몇주간 포크로우스크 북부 지역으로 전선이 옮겨가고 있다.
딥스테이트 측은 “러시아가 보병 부족으로 아직 우크라이나군을 도시에서 완전히 몰아내지는 못했지만 병력수 우위를 고려할 때 시간 문제”라며 “우크라이나군이 개별 도로나 지역을 재탈환할 수 있지만 남쪽 통로가 열려 있기 때문에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오스트리아 군사 전문가인 마르쿠스 라이즈너도 DW에 “우크라이나군이 도시 외곽의 고립된 주택들을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군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도시는 이미 함락된 상태”라고 했다.
딥스테이트는 포크로우스크 전황이 대략 7㎞ 떨어진 인근 마을 미르노흐라드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포크로우스크와 인근 마을 미르노흐라드 근처까지 진격했다.
딥스테이트 측은 “포크로우스크는 여전히 물류가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르노흐라드는 물리적으로 포위된 도시가 아님에도 출입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미르노흐라드를 어떻게 빠져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 상황에서는 오직 기적만이 우크라이나를 구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씽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2일 “러시아가 포크로우스크를 완전히 점령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도 “포크로우스크 함락이 러시아의 도네츠크주 잔여 지역 점령 속도를 크게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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